심의위 학생들도 “재정난 동감”
협의 끝에 결정, 14년만에 인상
마련 재원 장학금 등 투입키로
전국 사립대학이 잇따라 등록금을 인상하는 가운데 인하대학교도 14년 만에 등록금을 5.2% 올리기로 했다.
인하대는 최근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2025학년도 등록금을 5.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인하대 등록금 인상은 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에 따라 공과대학과 예술대학은 약 22만원, 문과대학과 경영대학 등은 약 17만원 등록금이 인상된다.
인하대는 당초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는 법정 최대 한도인 5.49% 인상을 제시했으나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여한 학생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5.2% 올리기로 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 등록금은 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올릴 수 있으며 올해 법정 최대 한도는 5.49%다.
학생위원들은 인하대의 재정 부족에 동감했다. 인하대 학교법인인 정석인하학원이 지난해 전입금 78억여원을 납부하는 등 그동안 노력에도 재정난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성보현(정치외교학과 21학번) 총학생회장은 “인하대의 재정난이 심각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늘어난 등록금 수익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고, 등록금 인상 외에도 재정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대학본부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등록금 인상으로 국가장학금Ⅱ유형(대학연계형)을 받을 수 없게 된 학생들에게 대학이 대신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대학의 등록금 인하·동결을 유도하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는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지원하지 않는다.
인하대는 학생들을 위해 입학·성적 장학금의 규모를 늘리고 노후한 건물을 정비하는 데에 예산을 우선 편성하겠다고도 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10년 넘게 등록금을 동결해 그동안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등록금 인상으로 마련한 재원은 교내 장학금 확충과 국가장학금 보전,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사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각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지만 많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이화여대(3.1%), 서강대(4.85%), 단국대(4.95%) 등이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확정했다. 이외 수도권 주요 사립대학들도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16일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