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톡에 판치는 황당무계 뉴스
누가 만들어냈는지 엉뚱하지만 솔깃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고 사라져야
막지 않으면 민주주의 지킬 수 없어
거짓 뉴스 실어나르지 않겠다 맹세
듣자 하니, 요즘 카톡에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고 한다.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을 지지하고 지난해 4월15일 총선에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황당무계한 뉴스를 퍼 나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막지 않으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도 지켜낼 수 없으니, 카톡에라도 이런 가짜 정보를 실어나르는 사람들은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필자같이 가짜뉴스에 약한 사람도 드물 것 같다. 소위 말해 귀가 얇디나얇은 사람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하면, 잘라버릴 수도 없는 이 귀를 닫아놓을 수 있느냐. 아무리 닫으려 해도 가짜뉴스는 자꾸 귓속을 파고든다. 그 하나로, 요즘 시시각각 진행되는 대통령 체포·구속 과정이 몽땅 불법 영장으로 처리되었다는 뉴스가 있다. 이건 이미 구문이다. 엊그저께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때 성난 청년들이 서부지방법원에 달려들었는데, 그게 사실은 경찰이 들어가는 길을 비워놓다시피 해서 진입을 유도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 공신력 있는 JTBC 뉴스 기자가 소화기로 유리창을 부수어 놓고 그걸 폭도들의 난입 증거라고 조작 방송을 했다고도 한다. 그런가 하면 요즘 집회·시위를 막는 경찰들 중에 이름표를 달지 않은 경찰이 계속 눈에 띄는데 정식 경찰 아니라 용역 알바일 수도 있고, 심지어는 국적이 다른 사람들일 수도 있다고도 한다.
이런 가짜뉴스는 누가 다 만들어내는지, 참 엉뚱하고도 귀가 솔깃하다. ‘스카이데일리’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문이 있어 유튜브 가짜뉴스의 단골 메뉴가 되어 있다. 이 신문은 실로 어마어마한 가짜뉴스의 본산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3일 대통령이 계엄령 포고를 하던 날, 계엄군이 수원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에 진입했었다고 한다. 그건 ‘정식’ 뉴스에서 들어본 것도 같다. 거기서 계엄군이 미군 정보당국과 합세해서 외국인 스파이 99명을 잡아서 평택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의 나하까지 데려가 심문을 했다고 한다. ‘정식’ 방송들이 참다못해 무슨 그런 가짜뉴스를 퍼뜨리느냐고 하자, 그러면 같이 취재를 해보자고 하지를 않나, 한술 더 떠 긴급 공지를 띄워 자기들이 쓴 기사는 절대 가짜뉴스가 아니라고까지 한다. 사람들 중에는 가짜뉴스를 퍼 나르다 못해 꼭 판소리에 나오는 ‘더늠’까지 넣는 자들이 있다. 왜 하필 계엄령이 그날이었어야 했느냐 하면, 저 아프리카 가나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그 전날 사전선거가 있었어서 그 외국인 스파이들이 조작을 하려고 모여 있었더라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가짜뉴스를 부르게 마련이다. 이번에는 ‘여성경제신문’인가 하는 ‘무명’ 신문이 이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 신문도 어떤 ‘유비통신’에서 그 존재가 밝혀지기 시작했다는, 수원 선거연수원의 비밀 외국인 시설에 대해 잔뜩 가짜 이야기들을 쏟아놓았다. 그에 따르면 이 비밀 숙소는 선관위 연수원 홈페이지에조차 소개가 안 되어 있고, 혹시 이 시설이 바로 그 문제의 12월3일 밤에 오키나와까지 연행됐다는 사람들이 머물렀던 곳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면 이 문제의 건물이, 한국 선관위가 전 세계를 상대로 부정선거 조작 작업을 해온, 범죄적 네트워크의 실물적 증거라는 말인가? 맙소사.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첩보영화보다도 황당한 일이 이 자유 천지 한국 사회에서 가능하다더란 말이냐.
나는 그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다. 내 딴에는 나도 그 진실이라는 것에 어지간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가짜뉴스 같은 것은 당장에라도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MBC가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한 것을, 자막에, 국민과 싸워나가겠다고 한 것으로 ‘실수’를 했을 때, 그런 실수는 두 번은 해서는 안 된다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나는 절대로 가짜뉴스는 앞으로도 믿지 않을 참이다. 그리고 카톡에 그런 뉴스는 절대 실어나르지 않겠다고 맹세하고자 한다. 필요하다면 내 카톡 메시지들을 낱낱이 공개해서 세간에 있을지 모르는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고도 싶다.
마지막으로, ‘스카이데일리’ ‘여성경제신문’에 서둘러 사과드린다. 오로지 내 미욱함과 좁은 견문으로, 이 대단한 가짜뉴스들의 본산지 신문들 존재를 몰랐던 것이다.
/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