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잠기고 일부 단수… 보상 요구
“제공된 도면과 현장 달랐다” 주장
굴착 작업 많아, 유사사고 가능성
최근 수원시의 신분당선 연장 공사 현장에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인근 도로가 침수되고 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로 인한 피해의 보상 책임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추정되는 사고 원인은 상수도 배관 도면과 현장이 상이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공사 진행에 따라 다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신속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2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낮 12시15분께 수원 금곡동의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철도건설공사’ 현장에서 상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났다.
해당 공사는 구운동과 금곡동 일대에 신분당선 2천568.9m 노선을 연장하는 것으로, 작업 포클레인이 상수도관을 건드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공사 현장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변 가게와 거주지에 6시간여 동안 단수 조치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공사 현장 인근에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은 주변 오피스텔에서 물을 끌어오거나 일정 기간 영업을 중단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특히 세차장과 미용실처럼 물을 주요하게 쓰는 업종을 중심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는 “사고 직후엔 찬물만 조금씩 나와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섞어서 손님들의 머리를 감겼다”며 “이마저도 얼마 지난 뒤부터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아 이날 잡은 시술 예약은 모두 취소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셀프세차장이 딸린 주유소를 운영하는 B씨도 “겨울철 휴일이 세차하기 좋은 시기인데 손님을 받지 못했다”며 “차량에 비누 거품까지 해 놓고 물이 나오지 않아 씻어내지 못한 채 화를 내며 간 손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시에 단수·침수 등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이날까지 시에 총 6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앞으로 상인들의 보상 요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해당 시공사는 시에서 제공받은 도면과 상수도관의 실제 위치가 2m가량 차이가 났다는 입장이라, 보상의 책임 소재를 두고 진실 공방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사례의 세부 내용은 살펴보지 않아, 실제 피해 정도가 사실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피해 접수가 끝나면 시공사와 논의해 과실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해당 공사 구간 중 포클레인을 설치해 굴착 작업을 진행 중인 현장이 여러 곳으로 파악돼 다른 현장에서도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