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월미도 상권, 박물관 하나가 살린다

 

개관 한달만 8만여명 관람·예약도 마감

인근 바다 구경·외식 ‘가족 나들이’ 코스

식당 매출 ‘껑충’… 개항장 등 ‘낙수 효과’

월미바다열차 할인…지역 상생안 모색

18일 오후 인천시 중구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서 방문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8일 오후 인천시 중구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서 방문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 한 달 만에 관람객 8만여 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이 침체한 월미도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8일 토요일 오후 3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위치한 중구 월미도 일대에는 이미 만차인 박물관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차들이 200m가량 줄지어 서 있었다. 박물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약 300면의 주차 대수를 보유한 월미공원 제2주차장, 한국이민사박물관 주차장 등에서도 빈 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박물관은 지난해 12월11일 문을 열었다. 지난 12일까지 한 달간 약 8만2천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주 평균 1만6천여 명이 다녀간 셈이다.

18일 오후 인천시 중구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위치한 월미도에서 방문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8일 오후 인천시 중구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위치한 월미도에서 방문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날(18일)도 지상 4층 연면적 1만7천㎡ 규모 박물관 전시실, 영상실 등은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과 학생, 외국인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루 300명 예약제로 운영되는 어린이박물관은 내달까지 모든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도서관도 빈자리가 없어서, 서서 책을 읽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경기도 시흥에서 자녀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김지연(43)씨는 “날씨가 추워서 가족들이 다 같이 갈 곳이 대규모 쇼핑몰밖에 없었는데, 최근 박물관을 다녀간 이웃 얘기를 듣고 이곳에 왔다”며 “체험형 전시와 배 모형 등 아이들이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바다를 구경한 뒤 인근에서 외식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월미도 일대 식당과 카페 등은 박물관 개관 후 몰려드는 사람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주로 중장년층이 찾는 월미도 상권이 박물관 덕분에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게 상인들 반응이다. 장관훈 월미도번영회장은 “박물관과 가까운 식당, 카페 등의 매출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 같은 효과를 확대하는 게 중요한 만큼 교통 여건 개선 등을 관계기관과 다방면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과 연계한 여러 관광상품과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월미도는 물론 인근 상상플랫폼, 개항장, 차이나타운, 신포국제시장 등 구도심 상권과도 동반 성장하는 낙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관람객들이 월미바다열차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약을 맺었다”며 “박물관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