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대미 통상구조 격변 예상

66.1% 답변, 내수 부진 장기화 ‘위기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대미 통상구조 격변이 예상되면서 수출 비중이 큰 인천 기업들은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통상환경이 재편되면 관세 부과율 확대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품에 최대 20%의 보편관세 부과 방침을 예고한 바 있다.

인천상공회의소가 20일 발표한 ‘인천지역 기업이 바라본 2025년 경제·경영 전망’ 보고서에는 경제계의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11월19일부터 12월2일까지 인천 기업 168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구성됐다.

인천 기업 10곳 중 6곳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전망한 기업은 66.1%로 조사됐다. 이어 영향 없음(28.8%), 긍정적(5.1%) 순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공약 중 경제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는 보편·상호 관세 확대와 같은 통상정책(4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공급망 정책(24.7%)과 대(對)중국 정책(22.8%)이 전체 응답 기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보조금 정책(3.1%), 환경 정책(3.1%), 기타(0.6%) 순으로 집계됐다.

인천의 한 자동차·전기 부품 업체 관계자는 “당장 미국 수출 품목에 어느 정도 관세가 부과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혼란스럽다”며 “미국이 중국산 사용 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 수출 상품 자재 중 중국산 비율을 묻는 고객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로 고환율 추세가 장기화하면 원·부자재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인천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와 재정 확대 기조로 한동안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크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이 기업 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위기감도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인천 기업들은 내수 부진 장기화로 지난해보다 올해 경영 여건이 한층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내수 판매와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율은 52.2%로 조사됐다. 내수 판매 증가를 예상한 기업과 전년 수준 유지라고 응답한 기업은 각각 25.5%, 22.4%에 그쳤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