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도정, 삼농 철학 재구성해

기후테크·생명 산업 중심 발전과

농민 안정적 소득·복지 더 나은 삶

활력 넘치는 터전으로 재탄생시켜

농업인에 도움되는 실질 성과낼 것

성제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성제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

200여년 전, 정조대왕의 명에 따라 농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던 다산 정약용은 황해도 곡산부사로서 ‘응지론농정소’(應旨論農政疏)를 올렸다. 다산은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농업 환경 개선과 농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농업 정책 방향으로 삼농(三農)을 주장했다. 농업이 노동면에서 공업보다 힘들기 때문에 편농(便農)이 필요하고, 농업에서 얻는 이익이 상업보다 적기에 후농(厚農)이 필요하며, 농민의 사회적 지위가 그 수고에 비해 낮아 상농(上農)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년이 지난 지금, 경기도 농업인들의 현실은 상소문에 있는 삼농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당선되자마자 남양주 다산 정약용 생가를 방문해 다산의 철학과 생각을 경기도정에 담겠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원을 통해 편하게 농사짓는 기술을 개발하고, 각종 정책을 통해 돈 버는 농업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민선8기 도정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야 할 때다.

다산의 삼농 철학을 경기도 영농 여건에 맞게 재구성해 살아나는 농업, 살맛 나는 농민, 살고 싶은 농촌을 실현해야 하는 성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활동이 아닌 기후테크와 생명 산업의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농민은 안정적인 소득과 복지를 통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며, 농촌은 사람이 모이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재탄생해 활력이 넘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터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농업을 기후테크와 생명 산업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고자 기후변화에 적응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벼 품종을 개발, 지역별로 보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경기15호’를 연천군에 보급했고 연천군에서는 이를 ‘연진벼’로 명명해 통합 쌀 브랜드 ‘매일첫쌀 연천쌀’을 마케팅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강한 특성과 우수한 품질의 벼를 개발해 지역에 보급하고, 안정적인 생산체계 구축과 재배기술 보급을 확대하며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민의 안정적인 소득과 복지를 통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 농민기회소득 333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농어업 소득 30% 증대를 위해 농업인 300명을 선발해 3년간 맞춤 지원하는 정책이다. 컨설팅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개인별 소득증대 전략을 수립하고, 3년간 각 분야 전문가의 1대1 코칭을 통해 소득증대를 위한 농어업인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이 사업의 기본 내용이다. 개인별 교육 실적과 컨설팅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소득증대를 위한 시설·장비 구입비용도 일부 지원한다. 현재 진행 중인 이 사업을 통해 농업인은 더 나은 성장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더불어 농업기술원에서는 농업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농사를 잘 짓는 명인들의 농사재배방법을 명장 모델로 만들어 제공하고, 농업전문경영인을 선발해 농장 앞에 도지사 명의 인증패를 붙여 자부심도 높여주고 있다.

농촌은 사람이 모이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재탄생해 활력이 넘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터전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농 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후계농에게 영농정착 지원금을 지급하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젊고 유능한 인재의 농업 분야 진출을 촉진하고, 농가 경영주의 고령화 추세 완화 등 농업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또한, 로컬푸드 직매장 등록제를 시행해 정보를 공개하며 등록된 매장에는 로고 사용과 개설, 판촉 행사, 시설 구축,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농업기술원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여 직원 개인 맞춤형 식단을 구성함으로써 직원 복지와 로컬푸드 매장의 매출 증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편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편농, 돈 버는 후농, 농업인의 지위가 올라가는 상농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진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당장은 200여 년 전 정약용의 삼농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지금 정책을 꾸준히 진행하면 농업인의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성과가 하나둘 선보일 것이다.

/성제훈 경기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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