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구간 운영 50일째 혼잡 가중
인력 부족·신규장비 잦은 고장 원인
설 연휴 우려… 인력 증원할 방침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이 확장됐지만, 출국 절차 시간은 오히려 늘어나 공항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인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은 21만4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공항 인력 충원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공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앞. 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승객들이 20~30m가량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승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7~9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승객이 수십명이나 됐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체 승객의 95%가 탑승권을 발급받고 출국 수속을 마치는 데까지 평균 30분41초 소요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인천공항에서 만난 승객들은 출국 심사 완료까지 1~2시간이나 걸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지연(21·경기도 수원)씨는 “인천공항 출국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소식을 접해 3시간 전 공항에 도착했다”며 “출국을 위해 1시간30분 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온 유언(42)씨도 “평소 한국 공항은 출국 시간이 꽤 빠르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영국 공항들과 비슷했던 것 같다”고 했다. 출국 수속을 위해 기다리던 김성원(59·경기도 성남)씨는 “즐거운 마음으로 공항에 왔지만, 출국장 줄을 보자마자 한숨부터 나왔다”며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으면 인력을 더 추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최신 검색 장비를 도입하면서 혼잡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간이 본격적으로 운영된 지 50일 정도 지났으나, 오히려 출국 수속에 필요한 시간은 더 길어졌다.
인천공항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력 부족과 신규 장비의 잦은 고장으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주진호 수석부지부장은 “제2여객터미널이 확장하면서 출국장은 2개 더 늘었지만, 추가로 채용된 인력은 없다”며 “신형 수하물 검색기는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 연휴 기간에는 210만1천명이 인천공항으로 몰려 이런 지연 사태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겨울철 성수기인 탓에 승객들의 짐이 많아 보안검색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도입한 보안 장비의 오작동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고 순차적으로 인력을 증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지금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