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요양시설 엿새간 문닫아

방문 요양보호사도 ‘휴무’ 불안

홀몸 어르신들 ‘돌봄 공백’ 우려

무료 급식 중단에 市, 식품 지원

설 연휴를 앞둔 22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사회복지관에 설연휴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2025.1.22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설 연휴를 앞둔 22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사회복지관에 설연휴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2025.1.22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혼자 사는 노인들은 연휴가 짧은 게 좋지. 설에는 복지관도 쉬고 집에 요양보호사도 안 오니까 불편하고 불안해.”

설 연휴가 오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엿새나 이어진다. 노인복지관, 노인요양시설 등도 이 기간에 문을 닫는다. 긴 연휴 동안 홀몸 어르신 등에 대한 돌봄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래전 남편과 사별해 홀로 지낸다는 이정례(83·인천 중구 율목동) 할머니는 다가올 설 연휴가 반갑지 않다고 했다. 대전에 사는 딸과 사위가 온다는 설날 당일을 빼면 연휴를 쓸쓸하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오전마다 찾아와 말벗이 되어주는 요양보호사도 연휴기간에는 쉰다. 요양보호사는 할머니의 산책, 식사, 약 복용, 은행·병원 방문 등을 돕는다. 7년 전부터 우울증과 치매 초기 증상이 생겨 딸이 재가노인보호센터에 신청한 방문 요양 서비스다. 이 할머니는 “요양보호사와 함께 있으면 적적함이 훨씬 줄어든다”며 “정신이 온전치 못해 연휴 동안 혼자서 약을 잘 챙겨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중구 인현동 인천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 앞 마당 벤치에 어르신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25.1.20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인천 중구 인현동 인천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 앞 마당 벤치에 어르신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25.1.20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인천시 정보공개포털을 보면 방문 요양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인천지역 재가노인복지시설은 지난해 9월30일 기준 2천396곳이다. 미추홀구 한 재가노인보호센터 관계자는 “공휴일은 요양보호사들도 휴무에 들어간다. 휴일 근무는 수당이 추가로 발생해 영세한 센터에는 부담”이라고 했다.

취약계층 노인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노인복지관 28곳도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연휴에는 운영을 멈춘다. 일부는 연휴 뒤인 31일까지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다. 중구 인현동 인천학생문화회관 앞에서 만난 최모(79) 할머니는 “복지관 경로식당에선 수급자들에게 매일 무료로 점심을 준다”며 “혼자 지내는 노인들은 연휴가 평소와 다를 바 없는데 점심이 끊기니 불편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노인정책과 관계자는 “취약계층 노인 무료 급식이 중단될 것에 대비해 (복지관들의 신청을 받아) 나흘치 분량의 카레, 즉석밥 등 먹기 편한 레토르트 식품을 지원했다”며 “복지관들이 연휴 전에 어르신들께 나눠줄 예정”이라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