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해수온 ‘역대 최고’
서해 17.12℃… 평년比 1.82℃ 높아
인천 ‘가을 꽃게 조업량’도 타격
아열대성 어종, 출현 서식 전망
지난해 우리나라 바다 수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천 앞바다를 포함한 서해 일대에서 출현하는 어종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과학조사선과 인공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해의 표층수온은 평균 17.1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평년(30년 평균치) 15.3℃보다 1.82℃나 높으며 1968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평균 표층수온 상승값(0.7℃)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서해뿐만 아니라 동해(18.84℃)와 남해(20.26℃)도 지난해 역대 최고 수온을 기록했다. 우리 바다(동·서·남)를 모두 합친 평균 표층수온도 지난해 18.74℃로 최근 57년 중 가장 높았다.
바다 수온이 높아진 것은 기후변화 현상 중 하나다. 지난해 국내 연평균 기온은 14.5℃로,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인천만 놓고 봐도 지난해 여름철 폭염일수(33℃ 이상)가 13일에 달해 평년(4.4일)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열대야도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최근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꽃게 어획량 감소다. 꽃게 주요 산지인 인천 연평어장의 지난해 가을(9~11월) 꽃게 조업량은 308.3t으로, 전년 동기(1천333.2t) 대비 76.9% 급감했다. 표층수온 상승으로 연안에 따뜻한 물이 계속 유입됐고, 꽃게가 모이는 ‘황해저층냉수’가 적게 유입돼 꽃게 조업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 설명이다.
반대로 서해에서는 아열대성 어종이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남해 일부 해역에서 소량 채집됐던 점다랑어, 몽치다래, 만새기의 알이 지난해 서해로 확장해 다량 채집된 사례가 있다. 또 과거 인천에서 거의 잡히지 않던 난류성 어종인 감성돔과 참돔 어획량이 2010년대 연평균 13.2t에서 2020년 이후 17t으로 증가했다. 주로 남해에서 잡히는 문어의 서해(충남·전북) 어획량은 2023년 38t이었지만 지난해(1~11월)에는 2천23t이나 잡혔다.
김진성 인천시 수산자원연구소장은 “최근 난류성 어종 어획량 증가를 통해 인천 앞바다의 수산자원 어장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며 “앞으로 서해는 기후변화에 따라 아열대성의 다양한 어종이 서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수정 서해수산연구소 기후환경자원과 연구사는 “남해에서 서식하던 문어가 충남까지 올라와 잡히는 것은 수온뿐만 아니라 먹이와 서식지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바다에서 수온 차가 1℃만 생겨도 어종이 이동하거나 해조류 등 정착성 생물이 사라지는 만큼 해양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 그래프·표 참조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