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내 38개소… 11곳 조성중
이용 하락세, 게이트볼장 전철 우려
정부 ‘그린벨트내 허용’ 증가 부추겨
道 “대개 유휴부지, 복구 문제 없어”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허용한 가운데, 경기도 내 파크골프장은 증가 추세지만 주민들의 파크골프 참여 빈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앞다퉈 조성하다 최근 이용객의 발길이 뜸해져 애물단지가 된 게이트볼장처럼 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도내 40~70대까지 주민들의 파크골프 참여 경험 비율은 지난 2020년 5.8%에서 2023년 4.0%로 1.8%p 감소했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40~70대 파크골프 참여율은 2020년 4.5%에서 2022년 9.3%까지 상승했지만, 이듬해 다시 5.3%로 하락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지자체들은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요구에 앞다퉈 파크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내 파크골프장은 2020년 24개에서 2024년 38개로 58.3% 증가했고, 현재도 11개의 파크골프장이 조성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정부가 그린벨트 내 파크골프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유권해석을 변경하면서 지자체의 파크골프장 조성 열풍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앞서 하남·의왕·부천시 등이 지역 내 그린벨트 비중이 높아 파크골프장 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에 파크골프장 설치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규제 완화로 파크골프장이 무분별하게 들어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0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끌며 전국 곳곳에 조성됐지만, 현재는 이용객의 발길이 뜸해진 게이트볼장처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실제 제주도, 충청북도 등 인구가 감소하는 일부 지역은 게이트볼장을 찾는 발길이 끊겨 배드민턴장, 탁구장 등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광주시와 김포시 등도 최근 게이트볼장과 족구장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구장을 조성했다.
전문가들은 파크골프장 조성 전 수요를 파악해 무분별한 조성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덕모 세종대 산업대학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특정 생활체육 종목이 인기를 끌면 이에 대한 시설을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부분이 있다”며 “파크골프장이 무분별하게 조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조성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보다 객관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시군에서 파악한 파크골프 수요는 공급보다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크골프장은 지자체에서 대부분 유휴부지에 조성하기 때문에 추후 활용도가 떨어져도 원상 복구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