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대책 “방음터널로 충분” 결론

市 “공공기여로 문화공간 등 조성”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구간. /경인일보DB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구간. /경인일보DB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일대 소음 대책은 방음터널 건설로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장기 대책으로 추진하려던 ‘대심도 터널’ 건설사업은 착수 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해 추진하지 않게 됐다.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23일 “대심도 터널 사업 전반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경제성 부족, 막대한 재정 부담과 같은 문제로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단기 소음 대책으로 올해 10월 준공 예정인 방음터널을 적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심도 터널은 민선7기 인천시가 사업시행자에게 구체적 소음 피해 대책으로 요구해 추진된 사업이다. 사업 시행자는 방음터널을 제시했지만, 인천시는 대심도 터널까지 조성해 소음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3월 이를 모두 반영해 개발 계획이 변경됐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2009년 최초 구역 지정 후 2020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3월 공동주택 첫 입주를 시작했다. 2027년에는 1만3천149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지역이다. 사업 시행자는 (주)디씨알이, 지난해 말 기준 공정률은 73%다.

하지만 제2경인고속도로가 가로지르는 입지 특성상 주민 소음 피해를 막을 대책이 꾸준히 요구됐다. 인천시는 단기 계획으로 방음터널을, 장기 계획으로 대심도 터널을 구상했다. 방음터널은 지난해 1월 1단계 구간(0.5㎞)에 착공해 올해 10월 준공을 앞뒀다. 2단계 구간(1.6㎞)은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7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총사업비는 4천200억 원 규모다.

반면 대심도 터널은 경제성이 낮고 사업비 확보가 불투명해 결국 백지화됐다. 한국도로학회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대심도 터널 사업은 B/C(비용대비편익)값이 0.17에 불과해 기준치(1.0)에 한참 미달했다. 또 터널 건설에 드는 비용은 9천5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인천시와 사업자 모두 대규모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방음터널과 대심도 터널을 병행하면 이중 투자로 사업비가 낭비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인천시는 불확실성이 큰 대심도 터널을 추진하지 않는 대신, 방음터널을 제대로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다른 지역을 참고해 방음터널이 도심 흉물이 되지 않도록 경관에도 신경 쓸 예정이다. 또 디씨알이, 미추홀구와 2차 공공기여도 협의 중인데, 인천뮤지엄파크 인근 복합문화 커뮤니티 건립과 미추홀구청 신청사 건립이 주요 내용이다.

이철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방음터널로 소음 대책이 이미 확보된 점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 타당성이 낮다고 평가됐다”며 “공공기여를 통해 이 일대를 핵심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지역 숙원인 미추홀구청 신청사 건립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