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복합운송 시범사업 차량. /국토교통부 제공
한중 복합운송 시범사업 차량. /국토교통부 제공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물류 분야 협력 프로젝트인 ‘한중트럭복합운송(RFS)’ 시범사업이 애초 기대보다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23년 12월부터 6개월 동안 RFS 사업을 시범 운영한 결과, 이 방식으로 화물을 운반한 사례는 총 29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RFS 시범사업은 중국 웨이하이항에서 한중카페리에 선적된 화물차가 인천항에 도착하면 별도의 통관 과정 없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화물을 항공편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화물이 똑같은 방식을 거쳐 중국으로 운반될 수 있다. RFS 방식은 화물 하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을 줄이고, 화물 손상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RFS 방식이 활성화하면 중국산 전자상거래 화물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 방식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운반되는 화물이 많지 않아 활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RFS 시범사업 과정에서 가장 많이 운반된 화물은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가는 소포였다고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운반된 화물은 거의 없었는데, 현재 RFS 시범사업은 환적 화물을 대상으로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화물이 중국에서 항공기에 실려 해외로 운반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 화물이 불균형하게 처리되면서 사업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인천 물류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의 화물차 규제 기준이 달라 중국 차량이 국내에서 운행하지 못한 것도 시범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화물차 환경 기준이 중국보다 엄격해 중국 화물차가 국내에서 다닐 수 없다.

인천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건 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물동량이 절대 늘어날 수 없다”며 “일본과 우리나라를 오가는 화물차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처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가는 화물을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올해 11월까지 시범사업을 추가로 운영해 보완해야 할 점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