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방통계청 ‘2024 인천 고용동향’

10년 사이 고용률 최고·실업률은 최저

청년실업률은 2020년 이후 가장 높아

비정규직 일자리 증가에 자발적 실업 ↑

긴 터널 속 우두커니 서 있는 한 청년의 모습.  /경인일보DB
긴 터널 속 우두커니 서 있는 한 청년의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지역 고용지표가 지난해 들어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년실업률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5일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의 고용률은 63.5%(취업자 수 169만6천명)를 기록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다. 인천의 지난해 실업률은 3.3%(실업자 수 5만7천명)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이 3%대를 기록하면 통상 ‘완전 고용상태’로 분류된다. 완전 고용상태는 일할 수 있는 능력과 구직 의지를 갖춘 사람이 모두 일을 하고 있어 고용상황이 안정됐음을 나타내는 기준치로 쓰인다. 고용률과 실업률만 놓고 보면 지난해 인천의 일자리 관련 지표는 경제 호황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인천의 고용지표에는 한가지 맹점이 있다. 15~29세 실업률을 의미하는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6.4%를 기록해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8.5%) 이후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전체 실업률만 놓고 보면 모든 사람이 일자리 걱정 없이 경제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그 이면에는 자발적 실업을 택한 청년이 많은 상황이다.

인천지역 청년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고임금·사무직·높은 복지 등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희망하지만, 여전히 제조업이 주요 산업인 인천의 경우 저임금·노무직·낮은 복지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다수라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서 비롯됐다. 인천의 주력 산업으로 떠오른 반도체 후공정 산업과 바이오 산업 역시 생산직 일자리가 다수라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천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인천연구원이 지난 2022년 발간한 ‘인천 청년 노동시장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인천 전체 일자리에서 비정규직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9.5%에서 2020년 16.8%로 늘었다.

인천연구원 민규량 연구위원은 “분석 결과 운송·영업 등의 직종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갈수록 부족해지면서 연구·기술직군 등 고급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청년실업률이 장기적으로 높은 추세를 이어가면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과 경제성장률 등 핵심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천의 산업구조 변화와 함께 교육, 환경 등 정주 여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하운 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인공지능(AI)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며 “동시에 인천에서 일과 생활을 함께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과 문화 인프라를 확보하는 정책이 복합적으로 추진돼야 청년실업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