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이 수억원을 들여 조성한 음악역 1939내 ‘경춘선 시간여행거리열차’가 수년 동안 콘텐츠 변화 없이 운영돼 이용객 등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군에 따르면 군은 2021년 10월 약 2억원을 들여 음악역 1939 야외공원 일원에 무궁화호 1량과 기관차 각각 1대를 설치하고 내부 인테리어 등을 통해 경춘선 시간여행거리열차 문화공간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열차 실내에는 경춘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줄추억의 사진과 단편 시, MBC 강변가요제 LP 등 80~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킬 많은 추억의 물품 등이 전시돼 있으며 소규모 음악적 테마공간 등도 마련돼 있다.
또한 열차 외부를 둘러싸고 메타세쿼이어가 식재돼 있으며 열차 주변엔 공중전화부스와 야간 조명도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열차가 수년간 콘텐츠 변화 없이 운영되면서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해지자 일각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칙 없는 운영시간도 도마에 올랐다. 정상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다.
지난 25일 정오께 찾은 ‘경춘선 시간여행거리열차’. 출입구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었다.
열차 외관 일부는 도색 페인트가 들뜨고 떨어져 나가면서 녹물 자국이 선명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체 외관 색이 바랜 열차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주민 A씨는 “관리부실로 열차의 색은 바래고 내용물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면 누가 이 열차에 두 번 발길을 하겠나”며 “이 열차를 통해 경춘선 추억을 찾으러 온 방문객 등에 지역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주민 B씨는 “수억원의 예산을 들인 프로젝트가 이런 관심 밖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예산낭비 사례”라며 “변화 없는 콘텐츠 경험을 여러 번 요구하는 것은 염치없는 행태로, 이제라도 소비자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은 “방문객의 불편이 없도록 좀 더 세심하게 관리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외관도색작업과 내부 콘텐츠 개발 등의 열차 개선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