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보고서
예비보고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그동안 진행한 조사 내용을 ‘예비보고서(Preliminary Report)’ 형식으로 정리해 사조위 홈페이지에 27일 공개했다.

예비보고서는 조사 초기 확보한 사실 정보(항공기 정보, 인적·물적 피해 현황, 현장에서 확인된 정보 등)를 신속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배포된다. 이번 보고서는 사고 이후 사조위가 처음으로 외부에 공표한 정식 보고서다. 보고서는 영문과 국문 형식으로 작성됐다. 영문과 국문 내용이 다른 경우 국문 보고서에 기록된 설명이 우선이다.

A4용지 5장 분량 보고서에는 ▲사고개요 ▲비행 및 사고개요 ▲조사결과 ▲향후 조사계획 등의 항목으로 구분해 개략적인 사고 현황과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 등이 간략하게 담겼다. 특이한 것은 예비보고서 페이지마다 “본 예비보고서에 수록된 정보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예비보고서의 오류는 최종 보고서가 완성되는 경우 수정될 것입니다”는 문구가 담겨있다. 현재 초기 조사결과일 뿐이며 조사가 진행되며 추가적인 정보가 확인됨에 따라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보고서 공개에 앞서 지난 25일 무안공항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미리 설명하고 공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고서에 기체이력, 승무원 이력, 사고 당시 날씨 등에 대한 특이사항은 기록되지 않았다.

예비보고서
예비보고서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고 개요와 연관된 구체적인 사실은 지난해 사고 당일 오전 8시58분50초에 비행자료기록장치(FDR)과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기록이 동시에 중단됐다는 사실이며, 당시 항공기는 활주로 끝단 1.1NM(약2km)지점, 속도는 161노트(약 281km/h), 고도 498피트(약 150m)였다는 것이다. 이후 6초 뒤인 8시58분 56초에 조류 충돌로 인해 복행을 하고 있다며 비상상황(Mayday)를 선언했다. 이후 ‘활주로01’ 좌측 상공으로 비행하다가 우선회해 180도 방향을 바꿔 ‘활주로19’로 접근해 착륙하기 위해 우측으로 선회 후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고 로컬라이저 시설물과 충돌해 179명이 사망했고 객실승무원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러면서 “조류 충돌 시점은 분석 중으로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명시했다.

예비보고서에 기록된 데이터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시점 전후를 중심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항공기 성능이 손실됐는지, 조류 충돌이 발생한 정확한 시점과 조류 충돌이 항공기에 직접적으로 어떤 충격을 주었는지는 사조위가 밝혀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보고서 마지막은 ‘향후 조사계획’이다. 사조위는 “명확한 사고 원인조사를 위하여 조류 충돌, 엔진분해검사, FDR/CVR 자료 분석, 관제자료, 부품 정밀검사와 방위각 시설물 등 전방위적으로 조사하여 명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이며 “조사 중 안전 및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검토하여 긴급 안전권고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와 사고조사를 협력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동으로 조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보고서를 마무리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