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시 수원시, 전국대회 개최도 어렵다

아마추어 체육시설 노후화… 개·보수 시급

수원 연고지 프로구단.
수원 연고지 프로구단.

수원시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유치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아마추어 대회 유치를 위한 규격화된 체육시설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프로야구 kt wiz, 프로축구 수원FC(남·여)·수원 삼성, 프로농구 kt 소닉붐, 프로배구 한국전력(남)·현대건설(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각 구단의 연고지를 유치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야구와 축구는 물론 겨울철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까지 다양한 팬들을 확보, 스포츠 도시의 이미지를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는 경기도의 수부도시로 정치·행정에 이어 문화·스포츠 도시로 명성을 쌓아왔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경기도 스포츠의 산실로 자리잡으면서 수 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해냈고, 경기도 스포츠 대제전인 경기도체육대회에서도 연패를 거듭하면서 수부도시로서의 위상을 곧추 세웠다.

특히 경기도체육대회는 대부분이 수원시에서 연달아 개최될 정도로 아마추어 스포츠에 공을 들였고, 1989년 제70회 전국체육대회 주개최지까지 수원시에서 열리면서 한국 스포츠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전에도 뛰어든 수원시는 수원 삼성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경기도와 함께 건립하면서 명실상부한 축구 도시로서도 위엄도 갖췄다.

사진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경인일보DB
사진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경인일보DB

하지만 프로스포츠가 비중을 차지하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시설은 뒷전으로 밀려나 국내대회는 물론 국제대회도 개최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시체육회가 제공한 공공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까지 공공체육시설은 47개소에 이른다.

종합체육시설이 7개소, 테니스장·족구장 각 8개소, 배드민턴장·게이트볼장·풋살구장 각 4개소, 축구장 3개소, 야구장 2개소, 정구장·궁도장·양궁장·농구장·클라이밍장·씨름장·휘트니스장 각 1개소 등이다.

실내 공공체육시설은 총 16개소이며, 실외 공공체육시설은 31개소다.

대부분 배드민턴, 족구장, 탁구장, 테니스장 등 생활체육시설에 가까워 동호인들의 건강 장소로는 적합하지만 규격에 맞춘 경기장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31개 시·군 엘리트 스포츠 대축제인 경기도체육대회도 지난 2011년 제57회 대회 개최지를 끝으로 13년째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민체전 종합순위에서도 2년째 화성시에 종합우승컵을 내줄 정도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원시가 과거 아마추어 스포츠 수부도시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경기장 시설 개·보수도 시급하지만 규격화된 경기장이 속히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A 지도자는 “수원시 체육시설은 대부분 낡았고 개·보수도 시급한 실정이다”면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종목별 전국대회 개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