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시의회 예산 삭감에 ‘된서리’
‘별다른 실적·시정 홍보 도움 안돼’ 지적
연말까지 운영 결정… 안정적 지원 희망
다음 달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 수원시청 아이스하키팀이 동계스포츠 예산 삭감 바람 속에 위태로운 존속을 이어가고 있다. 추가 지원 없이는 사실상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지난 2018년 수원시의 전격 결정에 따라 창단됐다. 당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동계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내려진 결정이었다.
7년 동안 수원시와 정부 지원 속에 유지돼 온 여자 하키팀은 지난해 12월16일 폴란드 비톰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3차 예선 F조 폴란드와의 경기도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팀 앞으로 남은 내년 운영 예산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6월 해단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수원시의회가 여자 아이스하키팀 예산안 삭감을 결정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시의회는 비인기 종목인 여자 아이스하키의 국내 리그가 부재하다는 점과 국내 유일 여자 아이스하키팀으로 사실상 국가대표 상비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가 아닌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삭감 이유로 꼽았다.
문화체육위원회 소속의 한 시의원은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어려운 사정이라는 것은 알지만 별다른 실적도 없고, 시정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은 팀을 존속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해당 예산이 여러 생활체육 지원 비용으로 쓰이길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 사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존속이 위태로웠던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다행히 수원시와 관련 부처의 협조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서 1년 운영비의 절반을 지원받아 올해까지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동계스포츠팀 관련 예산을 통해 지난해 팀 운영비의 절반을 지원했지만, 지난해는 지원이 어렵다는 의사를 보였다. 타 지자체에도 동계스포츠팀이 있는데 수원시에만 지원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이 중앙 부처 입장에선 부담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팀과 팬들은 안정적인 지원 예산 확보와 수원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다. 김도윤 여자 아이스하키팀 감독은 “최소 25명이 필요한 아이스하키 경기지만 최소한의 예산으로 12명의 선수가 어렵게 뛰고 있다”며 “이 선수들이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이 작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