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지역 주민들 노심초사
화성 백곡리 임야 2만여㎡ 태워
지난달 1~25일 전국 42건 발생
지자체들, 신속대응반 등 분주
2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마도면 백곡리의 한 야산. 야트막한 산길을 5분 정도 오르자 눈 녹은 자리마다 검은 재로 뒤덮인 바닥 표면이 눈에 들어왔다. 여드레 전인 지난달 25일 오전 11시40분께 인근에서 난 산불의 흔적이다. 이 불은 임야 2만7천800㎡를 태우고 1시간50여분 만에 산림당국에 의해 꺼졌다. 이날 찾은 현장은 화재 이후 폭설이 내린 뒤였음에도, 매캐한 탄내가 바람에 날려 코를 스쳤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갑작스런 산불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산길 초입과 접한 민가에 사는 안모(72)씨는 “잠시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며 “바람이 집 반대편 산 정상 쪽으로 불어서 다행이지, 또 한밤중이었으면 큰일이 났을 뻔”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른 주민 A씨도 “헬기가 와서 급히 불을 끄는 것을 봤는데 또 불이 날까봐 걱정이 된다”고 했다. 산림당국은 해당 화재가 성묘객의 담뱃불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 중이다.
경기지역을 포함해 올해 초부터 전국에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자 산림지역 주민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불 건수는 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산불(13건)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 기간 최근 10년 평균 산불(31건)보다도 올해 현저히 산불 발생 빈도가 늘었다. 화성의 경우 마도면에서 발생한 화재에 앞서 지난달 3일 정남면에서 산불이 났고, 같은 날 남양주 수동면 야산에서 난 불은 1시간여 만에 잡혔다.
지자체들도 분주해졌다. 산림청은 최근 건조한 기후 등의 요인으로 산불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 ‘산불조심기간’을 기존보다 앞당겨 조기 운영 중이다. 이에 지자체들은 진화헬기를 임차하고, ‘산불신속대응반’을 편성·운영하는 등 산불 초기 대응과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영농부산물로 인한 화재가 산불의 원인 중 하나인 만큼 산림인접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농부산물을 태우지 않고 파쇄기를 쓸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라며 “화재 취약 산길에 기간제 직원들을 보내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산불예방 등 계도책도 함께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