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인상폭 차등적용 논란
아주·가천·가톨릭대 등 더 받아
“일·학업 병행 어려움, 타국으로”
“재정난 학교들 숫자 늘리기 치중”
경기도 주요 대학들이 적자 재정 해소를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단행(1월24일자 6면 보도)한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폭이 내국인 학생보다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 적자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각 대학의 2025년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올해 학부 등록금 5.2% 인상을 결정한 아주대는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5.4%까지 올렸다. 가천대는 학부 등록금 4.9%에 외국인 유학생 5.5% 인상, 가톨릭대는 학부 등록금 4.65%에 외국인 유학생 6%로 인상했다. 학부의 등록금 인상률과 비교해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 인상 폭이 더 높은 것이다.
그동안 교육부 규제로 학부 등록금을 사실상 동결해온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재정난 해결을 위한 돌파구로 삼아왔다. 정부가 학부 등록금 동결·인하를 조건으로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하면서 학부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해왔는데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에 해당해 별다른 제재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도 지난 2022년 16만6천여명, 2023년 18만1천여명, 지난해 20만8천여명으로 매년 늘었다.
그러나 대학이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10여년 만에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는 와중에도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은 더 가파르게 올리면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학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단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부룬디 국적의 A(안산 거주)씨는 “등록금 240만원을 장학금 없이 내고 생활비까지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재정이 어려워 등록금을 인상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데, 내국인보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폭이 크다는 건 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재한외국인 및 유학생지원센터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이 내국인에 비해 더 높지만, 한국은 교육인프라나 장학제도가 현저히 미비해 유학생들의 어려움도 크다”며 “일부 국적을 제외하고는 유학생들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일상이고, 돈이 부족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장학금 제도가 잘 갖춰진 타국으로 유학을 가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존에는 국내 대학들이 단순히 외국인 유학생 숫자를 늘리는 방식에 치중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유학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삼은 만큼 개별 대학과 한국도 유학생들을 경쟁력 있게 끌어들일 수 있도록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