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저격·李 대표 일극 체제 비판 수위 높이자
“당에 기여하든가 탈당하라”… SNS서 역공 당해
지지층 분열 가속화… 비명계 결집 신호탄 분석도
“이번 대선은 김동연 지사님 차례 아닙니다. 경기도정에 전념하세요” VS “김동연 지사가 중도층으로 확장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간 강성지지층들이 충돌하고 있다.
설 연휴 전후 이재명 대표 등 당 대표단에 대한 쓴소리를 높인 김 지사를 향해,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공격을 재개하면서다.
조기 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당 지지층 분열도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더해, 최근 김 지사의 ‘작심 비판’이 본격적인 비명계 결집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지사의 SNS 댓글에는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으로 보이는 이들이 “김 지사는 함부로 얘기하지 말고 민주당에 기여하든가 탈당하든가 해라”, “이재명을 지능적으로 공격한다”, “이재명 대표가 당신을 경기도지사로 당선시켰는데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다니 욕심이 심하다” 등 다소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에게 김 지사가 좌표를 찍힌 이유는 설 연휴 동안 이어진 김 지사의 각종 발언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4일 다보스 포럼 참석을 위한 출장을 마치자마자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지금 여론조사검증위원회가 아니라 민심바로알기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당 지도부를 저격했다.
또 지난달 28일엔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에서 만약 당선 무효형이 나온다면 상당히 지장은 있을 것”이라며 “그건 이 대표가 당당히 맞서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인 셈인데,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라 이 대표측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는 셈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측 강성지지층이 김 지사를 맹공하면서 김 지사 지지층도 SNS 상에서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섰지만, 수적으로는 열세인 상태다.
이를 두고 박창환 장안대학교 특임교수는 “김 지사의 경우엔 (민주당)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대립각을 세워야 눈길을 끌 수 있다”며 “다만,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와 비명계가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비판 메시지가) 설득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가 이재명 대표와 맞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비명계 구심점이 되기 위해, 당분간 (이 대표에 대한)발언 수위 등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