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반둥 국제 합창 심포지엄’ 초청

특별공연 ‘로제의 APT.’ 관객들 들썩

윤의중 예술감독 “적극적 해외 활동”

인천시립합창단이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반둥 파라히양안 가톨릭대학교 공연장에서 개최한 ‘반둥 국제 합창 심포지엄’ 특별 공연에서 공연하고 있다. 2025.1.23 /인천시립합창단 제공
인천시립합창단이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반둥 파라히양안 가톨릭대학교 공연장에서 개최한 ‘반둥 국제 합창 심포지엄’ 특별 공연에서 공연하고 있다. 2025.1.23 /인천시립합창단 제공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인천시립합창단이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반둥 국제 합창 심포지엄’에 초청돼 23일 가진 특별 공연에서 깜짝 선보인 K-팝 대표곡 로제의 ‘APT.’(아파트) 합창 버전부터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시립합창단 특별 공연의 마지막 앙코르곡 ‘APT.’가 끝나면서 합창단원들은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지만, 객석의 식지 않은 열기를 확인하곤 무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고 한다. 시립합창단은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 그들과 함께 다시 한 번 ‘APT.’를 부르고 함께 춤을 췄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지에서 모인 관객들은 세계적 고유 명사가 된 한국식 발음 ‘아파트’를 연신 따라 불렀다. 922석 규모 반둥 파라히양안 가톨릭대학교 공연장에서 열린 이날 공연은 매진이었다.

인천시립합창단이 10개국 30개 합창단의 단원 1천500명과 일반 관객이 참가한 ‘인도네시아 반둥 국제 합창 심포지엄’에서 성공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 행사는 합창 음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토론과 워크숍, 공연을 개최한 국제 교류의 장이었다. 시립합창단은 22일 개막 행사 공연과 23일 단독 특별 공연에 참여했으며, 윤의중 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은 24일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

시립합창단은 개막 행사에서 ‘De profundis’ 등 외국 현대 합창곡을 시작으로 조혜영 시립합창단 상임 작곡가의 ‘못 잊어’, 우효원 곡의 ‘알렐루야’ 등 한국 현대 합창곡을 선보였다. 특별 공연에선 한국 현대 합창곡을 소개하며 인도네시아 작곡가 켄 스티븐의 ‘Dawn and Dusk’, 호주 태생의 미국 작곡가 펄시 그레인저의 ‘Brigg Fair’ 등 외국 민속 음악을 선보여 각국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또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민요 ‘식식시 바투 마니캄’(Sik sik si batu Manikkam)을 춤과 함께 연주해 기립 박수와 앙코르 세례를 받았으며, 앙코르곡이 이어졌다. 윤의중 예술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와 시립합창단의 합창 시범은 합창 지휘를 공부하는 아시아 학생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고 시립합창단은 설명했다.

인천시립합창단은 앞으로도 활발한 해외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윤의중 예술감독은 취임 인터뷰(2024년 1월18일자 13면 보도)에서 “세계 정상급 합창단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며 적극적인 해외 활동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윤 예술감독이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재임 당시 쌓은 해외 연주 경험과 네크워킹이 이번에 발휘됐다.

[인터뷰] 윤의중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인터뷰] 윤의중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영광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윤의중(61) 신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합창단 지휘봉을 잡은 지 꼭 2주째인 지난 16일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윤 예술감독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연임하면서 국내에선 커리어의 정점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그에게도 인천시립합창단은 가슴이 떨리고 설레는 꿈의 무대다.윤 예술감독은 "인천시립합창단은 합창 세계의 중심인 세계합창연맹(IFCM)과 미국지휘자협회(ACDA)에서 세계 3대 합창단으로 뽑혀 초청돼 연주했다"며 "2009년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열린 세계에서 가장 큰 ACDA 컨벤션(Convetion)에선 첫 곡이 딱 끝나고 사상 처음으로 전체 기립박수를 받은 합창단으로, 모든 지휘자들은 인천시립합창단을 지휘하는 꿈을 꿀 것"이라고 했다.윤 예술감독은 거의 모든 한국의 메이저급 합창단 객원 지휘를 맡아봤는데, 이제껏 인천시립합창단은 객원 지휘를 한 경험이 없다. 그는 "처음이라 긴장됐지만, 단원들과 제가 원하는 음악적 지향점이나 목표가 같기 때문에 첫 연습부터 소통이 되고 무언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그는 "인천시립합창단을 비롯해 전국의 시립합창단 대부분이 1980년대 창단해 현재 단원 연령대가 40~50대"라며 "한 번의 영광스러웠던 자리를 다시 찾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고,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 같지만,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되찾자고 단원들과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 동안 인천시립합창단을 이끈 한국 합창음악의 거장 윤학원 지휘자가 윤의중 예술감독의 아버지다. 국내에선 부자(父子)가 하나의 국·공립예술단 예술감독을 지내는 건 전례가 없다. 그만큼 부담도 있다고 한다.
https://www.kyeongin.com/article/1673761

시립합창단 관계자는 “이번 인도네시아 공연을 통해 현지인들과 아시아 국가의 합창음악계 관계자들에게 K-합창의 높은 수준과 시립합창단의 역량을 알렸고, 인천시 외교 사절단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