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규장초·중’ 일반학교로 운영

적은 학급에 일부단지만 입학 가능

교육 정체성 모호… 민원도 잇따라

지난해 10월 31일 수원시 권선지구 내 통합운영 미래학교 신축현장. /경인일보DB
지난해 10월 31일 수원시 권선지구 내 통합운영 미래학교 신축현장. /경인일보DB

인구가 밀집한 도심 대단지 아파트에 들어선 중소 규모의 미래형 초·중 통합학교가 ‘통합학교’란 이름과 달리 일반 학교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더욱이 해당 학교가 인근 거주민을 수용하지 못하면서 미래형 통합학교 청사진이 중앙투자심사위원회 통과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오는 3월 개교하는 수원시 권선동의 아이파크 대단지 내 규장초·중학교(35학급-유4·초18·중12·특1)는 통합 교육이 아닌, 일반 학교처럼 각각 초·중학교 별개 교과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통합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 등 학제를 일부 통합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학년 간 벽을 허물어 미래형 교육을 실현한다는 목적으로 계획됐다. 저출생 기조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초·중·고교 등을 한데서 운영할 수 있도록 건물을 복합 설계해 학급 수를 줄일 수 있다는 특성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여기에 규장초·중은 수영장과 다목적 강당 등 복합시설을 구축해 지역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미래형 학교로 설계됐다. 혁신 교육을 실현하는 데다 복합시설 공동 이용으로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설립을 결정하는 중투심 통과 이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상 일반 학교와 같은 형태로 수업이 이뤄지게 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특히 통합학교 특성상 일반 학교보다 적은 학급으로 설계된 탓에 7단지보다 거리가 가까운 학교 바로 옆 10단지 거주민은 해당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없다는 게 맹점으로 떠올랐다. 10단지(2024년 입주·128가구)는 7단지(2016년 입주·1천596가구)가 들어선 이후 착공을 시작했다.

이에 인구가 밀집된 도심 지역에서 손쉽게 중투심을 통과하려는 계책이 아니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심사 당시인 지난 2020년 해당 단지 반경 2㎞ 내에는 이미 초등학교가 4곳(남수원초·곡선초·선일초·곡정초)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중 7단지에서 도보 20분 내로 갈 수 있는 곳은 3곳(남수원초·곡선초·선일초)이었으나, 6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는 등 안전 우려가 불거졌다. 대책으로 볼라드 설치 등 통학로를 개선하는 대신 신설 학교 설립이 추진됐다.

결국 후폭풍으로 초교 배치와 관련한 단지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통합 교육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7단지 주민만 입학 가능한 중소 규모로 개교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년 전에 결정된 인원에 따라 설계된 것이라 현재 통학구역을 변경하기에는 절차적으로 맞지 않고 증축에도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개교를 하고서 학급이 운영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