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에 시장 불안감 상승

한미반도체, 4거래일 연속 하락

업계 판로 다각화 등 긍정 전망도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에 인천지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인일보DB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에 인천지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인일보DB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에 인천지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천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 AI 업체 엔비디아와 관련한 반도체 부품 등을 납품하고 있어, 딥시크 등장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인천 주요 반도체 기업 한미반도체는 딥시크 쇼크로 인한 시장 불안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한미반도체는 3일 오후 전 거래일보다 6.36% 하락한 10만6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딥시크의 급부상에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딥시크 등장으로 기존 AI 기술을 주도한 글로벌 기업 엔비디아의 독보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부품 공급사인 한미반도체에도 부정적 영향이 작용한 것이다. 한미반도체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에 HBM 생산용 장비 TC 본더를 납품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인천에 소재한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도 엔비디아 등 주요 AI 반도체 기업의 제품 패키징을 맡고 있다.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생태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둔 기업들이 딥시크의 급부상으로 단기적 타격을 입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판로 다각화 등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향후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HBM 공급량이 줄어들면 한미반도체 등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업계 특성상 올해 수요에 대한 물량 계약은 끝났기 때문에 당장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딥시크가 AI 반도체 업계 저변을 확대하면 국내 기업의 공급처가 다양해지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했다.

진성훈 인천대 전자공학부 교수도 “딥시크 등장으로 엔비디아 등 특정 AI 기업에 치우쳤던 기술력을 다원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