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은 예로부터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상업 요충지로 조선시대까지는 전국 3대 시장을 가질 만큼 발전된 도시였다. 하지만 1925년 11월에 개통한 안성과 충남을 잇는 안성선이 1985년 운행이 중단돼 철도망 혜택이 사라지자, 도시 또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20만 안성시민들은 화려했던 옛 영광에 철도망 혜택이 있었음을 알고 있기에 누구보다 철도 부활을 염원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이러한 시민들의 열망에 부흥하기 위해 지난 40여년간 주야장천 철도유치를 약속했다.
철도유치는 곧 당선이기에 정치인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그 결과 2021년 6월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평택부발선과 수도권내륙선 등 2개 노선이 반영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후 지역사회는 다가올 철도망 혜택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조됐지만 그 뒤로 4년이 흐른 현재까지 행정절차는 답보상태에 있다.
평택부발선은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비용대비수익 즉 B/C 수치가 1.0을 넘지 못해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추진이 가능한 수도권내륙선의 경우도 노선이 일부 겹치는 신강남선(가칭)에 대한 타당성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사업 추진이 늦춰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 정치인들은 ‘무조건 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 소리를 40년째 똑같이 듣고 있으니 신물이 날만하다.
차라리 김보라 시장이 신년언론브리핑에서 밝힌 것처럼 솔직하게 현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쉽지는 않지만 해결해 보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다른 정치인들은 마치 당장이라도 될 것 같은 ‘안성철도시대 개막의 원년’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발송하고 행사 때마다 철도유치를 이뤄내겠다고 목청을 높인다.
솔직하게 묻고 싶다. 진짜 됩니까? 이제는 말이 아닌 성과로 답해주길 바란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