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환경파괴·교통문제…

수지·기흥·구성, 난개발지 오명 써

규제완화 노력 수변구역 일부 해제

그 원동력은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자율형공립고 선정 교육환경 퍼즐도

이봉림 공학박사·경기대 겸임교수
이봉림 공학박사·경기대 겸임교수

용인특례시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급격하게 성장한 도시이자 급격하게 인구가 늘어난 도시다. 1996년 인구 20만명으로 도농복합시로 승격된 후, 2020년 기준 107만명으로 20년 사이에 3배가 불어난 셈이다. 그만큼 난개발과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용인시 생활권의 경우 처인구는 용인생활권, 수지는 수지생활권, 기흥구는 기흥·구성생활권으로 일반구 권역을 경계로 정비돼 있고 보통 시가 아닌 거주하는 일반구로 자신의 지역을 구분한다. 마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서초구나 성남시 분당구를 떠올리게 한다. 타지인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용인시는 처인구를 가리킨다. 사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대다수 도농복합에 흔한 일이다. 처인구에 국가산업단지와 배후도시가 조성되면 이곳 주민들은 “처인구에 산다”고 당당히 말할 때가 왔다.

거슬러 올라가면 준농림지역 제도는 도시지역 외 지역에서 집이나 공장을 지을 수 있고 민간에 의한 토지개발을 촉진하고 도시용 토지의 공급을 할 목적으로 등장했다. 1994년 신도시 건설이 마무리 될 즈음 신도시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자재·임금 파동과 부실공사 시비 등 신도시를 짓지 않더라도 택지공급을 원활히 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또 199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세계화(국제화) 추세로 탈규제화, 민영화 요구가 도입 배경이 됐다. 1993년 국토이용관리체계 개편을 통해 그간 개발행위를 제한해 온 경기지역의 농업진흥지역밖의 농지와 산림보전지역의 준보전임지를 통합해 개발이 가능하도록 성격을 규정한 지역이 준농림지역이다.

이 지역의 행위규제를 크게 완화시키면서 민간에 의해 진행된 무분별한 토지개발은 1990년대 후반부터 난개발과 환경파괴, 교통문제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수지·기흥·구성지역이 대표적 난개발지라는 오명을 썼고 이로 인해 도시계획법과 국토이용관리법을 통합, 2003년부터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을 시행하게 됐다.

난개발의 오명을 벗어나 이제 용인동부권 발전은 현실이 됐다. 1999년 한강수계법의 시행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과 이중규제를 받는 수변구역이 이상일 시장의 규제완화 노력으로 일부 해제돼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 짐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불편이 해소될 것이다.

또 용인시민의 45년 염원인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가 이뤄졌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1979년 평택에 수돗물 공급을 위한 송탄취·정수장이 설치됨에 따라 지정됐었는데, 해제된 용인땅은 이동·남사읍 일대 64.43㎢로 수원시 전체면적의 53%, 오산시 전체면적의 1.5배나 된다.

이같은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의 원동력은 민선 8기 들어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을 강조한 이 시장이 이동·남사읍 일대 815만㎡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한 결과다. 용인지역 정치권에서도 수십년간 시장 후보자나 국회의원 후보자도 재산권 행사를 크게 제약한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단골메뉴로 공약해 왔으나 누구도 이뤄내지 못했었다. 이 시장은 취임하고 삼성관계자와 회동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를 설명하고 이듬해인 2023년 3월에 유치를 발표했다.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하지 못했다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용인특례시가 대한민국 발전의 심장이 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공간 구조를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직·주·락·학’ 4가지 즉, 사는 곳에서 일하고 즐기고 배우게 된다. 여기서 학교는 ‘명문학교’ 만들기다. 작년 교육부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공모사업에 처인구 소재 백암고와 용인삼계고가 선정됐다. 이같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지역 인재 유출 방지뿐 아니라 국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해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제 용인시는 교육환경까지 퍼즐이 맞춰졌다.

더불어 휴식공간·워라밸파크 등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말과 퇴근 이후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고, 청년들의 꿈을 키우고, 기업은 나날이 성장하며, 용인특례시가 ‘세계 반도체 수도’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봉림 공학박사·경기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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