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학교 완공됐지만… 사후 관리 부재

담당 부서 0곳, 복수 교원증 교사 수 적어

“분리된 별개 학교” 물리적 통합 한계 커

수원시 권선지구 내 통합운영 미래학교 신축현장. /경인일보DB
수원시 권선지구 내 통합운영 미래학교 신축현장. /경인일보DB

도심에 들어선 미래형 통합학교의 실효성 문제(2월4일자 7면 보도) 등이 불거진 가운데, 경기도 내 통합학교 중 현재 통합 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적인 교육안으로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해 도내 곳곳에 설립됐으나 정작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마련하지 못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도심 속 ‘통합학교’ 운영은 일반학교처럼 한다… 중투심 통과 꼼수였나

도심 속 ‘통합학교’ 운영은 일반학교처럼 한다… 중투심 통과 꼼수였나

지 못하면서 미래형 통합학교 청사진이 중앙투자심사위원회 통과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오는 3월 개교하는 수원시 권선동의 아이파크 대단지 내 규장초·중학교(35학급-유4·초18·중12·특1)는 통합 교육이 아닌, 일반 학교처럼 각각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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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도교육청 확인 결과 미래형 통합 교육을 실시하는 도내 통합학교는 전무하다. 현재 도내에는 11개의 통합학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오는 3월 수원 규장초·중학교와 의왕 내손중·고등학교 등이 개교를 앞두고 있다.

미래형 통합학교는 지난 2020년 진보 성향 교육감 시절 혁신적인 교육 대책의 일환으로 부상해 도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학제 간 경계를 허물고 유연한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재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사실상 학교 설립을 결정하는 중투심 통과 후 건물만 완공된 채 사후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도교육청 내에 미래형 통합교육과 관련한 전담 부서가 따로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제1부교육감 산하 ‘미래교육담당관’이 있으나 에듀테크·IB·디지털인프라 등 임태희 교육감의 대표 교육 정책만을 담당한다.

관련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해당 정책이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혁신적인 청사진과 달리 현행 제도에는 통합 교육을 제한하는 걸림돌이 산재하다. 예컨대 현행 교원 자격에서 초등 교사와 중등 교사의 자격을 분리하고 있는 데다, 복수 교원 자격을 소지한 교사도 극소수다.

도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초·중 통합학교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조례와 교육 과정상에서는 완전히 분리된 별개의 학교”라며 “방과 후 학습에서는 학년 간 연계활동을 할 수 있겠으나 교과 과정을 유연하게 하는 건 아직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교원 자격으로는 초등과 중등 교과 과정을 함께 가르칠 수 없기도 하다”고 전했다.

인구 밀집으로 도심 내 학교 신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형 통합학교가 계책으로 추진돼 도내에서도 속속 개교를 앞뒀다는 점에서 사후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육학과 교수는 “인구 급감에 따라 통합학교는 증가될 수밖에 없으나, 현행은 한 울타리에 두는 물리적인 통합이라 한계가 따른다”고 짚으며 “전산 행정 시스템 통합 구축 등 교육청에서 관련 연구를 지속하면서, 경기도 역시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학교 모델 인프라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