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스타디움 고등학교의 한 강의실에는 영어가 아닌 한국말이 들렸다. 이곳에서는 한국계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국어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학생들은 교실 모니터 화면에 나온 ‘Tacoma is beautiful’(타코마는 아름답다)이라는 문구를 한국어로 말하며 수업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교육정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미국 워싱턴주를 방문 중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스타디움 고등학교의 한국어 수업 현장을 찾았다. 임 교육감은 “왜 한국어를 배우시는지 듣고 싶다”고 학생들에게 물었고 한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면 (향후) 일자리를 얻는데 더 기회가 된다”고 답해 높아진 한국어의 위상을 실감케했다.
미국 워싱턴주에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 스타디움 고등학교를 비롯해 현재 워싱턴주 내 10개의 초·중·고교에서 한국어반이 개설돼 운영 중이다. ‘K팝’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지속하면서 워싱턴주에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스타디움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조경선 교사는 “(수업 시간에) 한국의 전통 공예품을 만들고 한국 문화도 많이 가르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조 교사는 “10년 전부터 학생들이 한국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며 “한국 노래나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에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 부설 시애틀 한국교육원이 공식 출범해 워싱턴주의 한국어 교육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애틀 한국교육원에서는 자체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할 뿐만 아니라 이 지역 학교에 한국어 수업이 더 개설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같이 워싱턴주 지역의 한국어 교육 강화에 힘쓰는 정부에게 경기도교육청은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비롯해 워싱턴주 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이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정책 및 기관 간 교류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 체결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임 교육감은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경기교육정책의 세계화를 위해 미국 워싱턴주 지역을 방문 중이다.

이용욱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 부설 시애틀 한국교육원장은 “서북쪽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한국어반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자격이 있는 선생님, 적당한 커리큘럼, 교과서 등 다양한 것들이 준비돼야 하는데 아직 현지 학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경기도교육청은 여러 외국인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협업을 계기로 그런 노하우를 많이 전수받고 싶다. 또 경기도교육청이 갖고 있는 많은 인적, 물적 자원들이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저희도 열심히 돕겠다”고 힘줘 말했다.
미국 워싱턴주/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