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그림 단조로운 책이지만

여러번 읽을수록 새롭게 읽혀

‘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작

■ 새처럼┃포푸라기 지음. 창비 펴냄. 48쪽. 1만6천800원

“우와, 함박눈이다”

눈이 소복이 쌓인 어느날, 주인공인 한 아이가 눈길을 걸으며 펼쳐내는 상상을 담은 ‘새처럼’이 출간됐다.

데굴데굴 눈을 굴리며 놀던 아이는 어느 순간 눈 속에 파고든 새 발자국에 집중한다. 발자국을 따라가던 아이는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독자들은 일순간 작품에 오롯이 집중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얼핏 단조로운 듯 보이는 그림과 제한된 색상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얗고 거대한 배경과 대비되는 여린 아이의 모습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되풀이해 여러번 읽을수록 다시금 이 책에 손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은 20여년간 동화와 그림책 등 어린이책에 애정을 듬뿍 보여온 포푸라기 작가의 첫 창작그림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해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작가는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수상 당시 작가는 작품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 아이의 마음에 난 눈길에 대한 이야기이며 새 발자국을 새처럼 생각하는 순간 아이의 마음은 커지고 자유로워집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