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바람은 너를 세워 놓고 휘파람’
물류창고 화재 등 안타까운 심경 51편 수록

■ 바람은 너를 세워 놓고 휘파람┃황정현 지음. 파란 펴냄. 143쪽. 1만2천원
운명 앞에 속절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정성들여 꼭꼭 눌러쓴 황정현 작가의 첫 시집 ‘바람은 너를 세워 놓고 휘파람’이 독자들을 만났다.
황 작가는 2021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51편의 시에는 크고 작은 고통을 겪은 이웃을 바라보는 황 작가의 안타까운 심경이 담겼다. 등단 전부터 쓴 시를 한 데 모아 출간했다는 점에서 이들 이웃에게 황 작가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렀음을 알 수 있다.
황 작가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타인의 참혹을 애틋한 문체로 전한다.
그중 서시 ‘모아이’는 황 작가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물류창고 화재까지. 우리가 보듬어주지 못했던 이들의 슬픔을 바라보는 황 작가의 시선에서 시집을 통해 나타내고자 했던 주제의식이 또렷이 드러난다.
출간 소감을 묻자 황 작가는 조심스러운 듯 입을 뗐다. “독자들이 시를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면서도 걱정과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아픔을 겪은 분과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