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중투심 통과 이듬해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

규장초·중학교 바로 옆 아파트 14층 128세대 탈바꿈

세수 부담 완화-HDC현산 분양 이익구조 속 ‘교육 소외’

수원시 권선구 규장초중학교 전경. 2025.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수원시 권선구 규장초중학교 전경. 2025.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통합 교육 정체성이 모호한 데다 초교 배치 민원이 잇따르는 수원시 내 미래형 통합학교 문제(2월6일자 7면 보도)가 도시 개발 이익 등 자본 논리에 밀린 ‘교육 소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내 통합학교 11곳 유명무실… 모두가 ‘울타리만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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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안으로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해 도내 곳곳에 설립됐으나 정작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마련하지 못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5일 경기도교육청 확인 결과 미래형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도내 통합학교는 전무하다. 현재 도내에는 11개 통합학교가 있는 것으로
https://www.kyeongin.com/article/1728352

수원시는 지난 2020년 미래형 통합학교인 수원시 권선구 규장초·중학교의 중앙투자심사가 통과된 상황에서 이듬해 현 수원 권선구 아이파크 대단지의 개발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조건부로 승인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층수 완화 등이 허용되면서 규장초·중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아파트(현 아이파크 10단지)의 분양 세대 수가 늘었다. 중소 규모로 설립 허가를 받았던 해당 학교의 인근 거주자가 늘게 될 상황이었기에 초교 입학 관련 민원이 빗발치는 건 예견된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현재 규장초·중학교와 관련해 초교 배치 문제가 불거지는 아이파크 10단지는 2006년 지정된 권선지구 도시개발구역(98만7493㎡) 중 C8 구역에 해당한다. 권선지구 도시개발구역을 매입한 HDC현산은 2020년 지구 내 4곳(C8, D1, F1~F2)의 용도변경 계획을 수원시에 건의했다.

이중 C8 구역은 당초 연립주택 부지에서 2008년 8층 이하 아파트 부지로 한 차례 용도가 변경된 데 이어, 2021년 14층으로 층수가 완화됐다. 이로 인해 HDC현산은 기존보다 큰 규모로 아파트를 분양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됐다. 통상 4층 규모로 건립되는 연립주택이 8층 아파트로 계획됐다 14층짜리 128세대의 현 아이파크 10단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런 과정으로 HDC현산이 분양 이익을 얻었다면, 수원시는 세수 부담을 완화했다. 지구단위계획을 승인하면서 그 조건으로 2020년 중투심을 통과한 학교복합화시설(현 규장초·중)을 공공기여 형태로 HDC현산이 짓게 됐다. 해당 학교의 건립 비용은 235억원이었는데, 수원시는 예산 투입 없이 신설 초교를 착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이해관계가 공통분모를 만들면서 계획을 변경해 추진했지만 교육 문제를 제쳐둔, 개발 이익에만 골몰한 도시 개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허원희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인프라를 구축할 때 자본 이익을 넘어서 아이들의 교육을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 단순히 아파트 단지 내에 학교를 설립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결국 개발 논리에 밀려서 교육 논의가 내실 있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