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항만 배후부지 법령 검토

인구밀도 적고 대규모 토지 수용

인근 초저온 냉열에너지 활용도

경자구역 관련 투자 유치 희소식

인천항 배후단지인 아암물류1단지 전경. /경인일보DB
인천항 배후단지인 아암물류1단지 전경. /경인일보DB

인공지능(AI) 산업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건립 최적지로 인천 신항 인근에 조성 중인 ‘인천항 콜드체인 클러스터’가 부상하고 있다. 신항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해 있어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AI 분야 투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9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양수산부는 항만 배후부지에 데이터센터 건립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항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항만 배후부지 허용 입주시설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면 전력 수급을 비롯해 냉각수 공급, 주민 반대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인구 밀도가 적고 대규모 토지 수용이 가능한 항만 배후부지가 최적의 데이터센터 입지로 꼽힌다. 구글은 2011년 핀란드 항구도시 하미나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인천 신항 배후부지에 조성될 예정인 콜드체인 클러스터의 경우, 데이터센터의 입지적 장점 외에 인근 LNG인수기지의 냉열까지 이용할 수 있어 투자를 모색하는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인천 신항 부두. /경인일보DB
인천 신항 부두. /경인일보DB

데이터센터는 가동 과정에서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량의 냉각수가 공급돼야 한다. 인천항 콜드체인 클러스터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인근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인천LNG인수기지에서 배출되는 영하 162℃의 초저온 냉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저렴하게 냉각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인천항 콜드체인 클러스터는 신항 배후부지에 자리 잡고 있어 냉열 공급 등 기본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입지도 좋아 관련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항 콜드체인 클러스터에 데이터센터가 건립될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의 AI 분야 투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은 80% 이상 완료된 상태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AI 등 전략산업 투자 유치를 통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AI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필수 시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대량의 정보를 저장·처리하고, 이를 전 세계에 송출하려면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최근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 전략’ 일환으로 데이터센터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 신항 배후부지 22만8천여㎡에 조성되는 콜드체인 클러스터는 초저온 냉열에너지를 활용해 냉동·냉장 화물을 보관하는 물류단지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의약품과 육류·채소 등 신선 화물을 연간 29만t 처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조만간 내부 방침을 정해 항만 배후부지에 데이터센터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항만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라며 “데이터센터 건립이 투자 유치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