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오병진 개인전 11일 개막

 

고향 부산 그리움·감정 등 작품에

인천 개항장 거리 도든아트하우스

오병진 作 기다림.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오병진 作 기다림.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도든아트하우스는 조각가 오병진의 개인전 ‘나른한 오후’를 연다.

오병진은 흙을 통해 바다가 품고 있는 자신의 조형적 정체성을 빚어 담아내는 작가다. 그는 작업을 통해 작가 개인의 감정과 삶으로부터 조각조각 이어진 애환들을 특정한 소재에 이입해 드러내길 좋아한다.

부산의 바닷가에서 태어난 오병진은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 감정을 작품으로 옮긴다고 한다.

오병진은 “바다는 고향이자 포근한 어머니의 품이요, 생명을 잉태하게 하는 경외의 대상”이라며, 유년기의 추억과 애환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바다는 결국 여체와 조개의 형상을 작업에 끌어들이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름날 쉼터였던 바닷가 몽돌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와 파도 소리 맴도는 소라 껍데기는 작가에게 영감의 원천이다.

작가는 단단한 재료를 깎아내는 조각의 방식이 아닌, 잘게 떼어낸 흙으로 살을 붙이며 빚어내는 소조의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작가의 손길이 흔적으로 남는다.

도든아트하우스 이창구 관장은 “오병진의 작품은 인생이 그러하듯 차곡차곡 작가의 이야기가 가볍지 않게 살 붙어 쌓여 있다”며 “작가가 빚어내는 작품 하나하나에는 그리움과 생명에 대한 외경심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 이창구 관장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인간의 내면과 관계를 포용하는 바다를 품고 가만히 귀 기울여 삶의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오병진 작가는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연수구미술협회 부지회장, 다니엘아트센터와 다니엘조형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11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20일까지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