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입사후에도 불안한 청년들

 

2019년 4만여명… 작년 1만명대로

청년비중 2만명 목표치, 82% 그쳐

‘고인물’ 취준생 늘어 경쟁 악순환

전환형 불만… “사기업보다 못해”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채용 수가 정부 목표치보다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청년 비중은 4년만에 최저로 나타났다. 10일 경기도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채용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채용 수가 정부 목표치보다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청년 비중은 4년만에 최저로 나타났다. 10일 경기도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채용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취업 시장에 한파가 거세지는 와중에, 공공기관 채용시장마저 얼어붙으며 청년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규직 채용 규모가 5년 연속 줄어든 반면 인턴 중심 선발로 채용 방식이 바뀌면서 ‘안정된 일자리’라는 수식어가 옛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오락가락 공공기관 고용 정책에 취업준비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39개 중앙정부 공공기관이 채용한 정규직(무기계약직·임원 제외)은 1만9천920명이었다. 신규 일반정규직 채용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9년 4만116명까지 올랐다가 2020년 2만9천480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윤석열 정부 들어선 꾸준히 감소해 2023년엔 2만207명에 달했고 지난해엔 1만명대로 내려왔다. → 그래프 참조

정규직 채용 감소는 공공기관들의 청년 신규 채용 부진이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지난해 공공기관들의 신규 채용 목표는 모두 2만4천명 그 중 청년 비중이 2만명이었는데, 실제로는 82%인 1만6천429명의 청년만 채용됐다.

10일 경기도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채용정보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5.2.1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10일 경기도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채용정보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5.2.1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반면 채용전환형 인턴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들의 청년 인턴 채용은 2만1천239명으로 2023년(1만8천196명)보다 16.7% 증가했다. 일부가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채용형 인턴’의 비중이 22.4%(4천745명)로 2019년(23.8%) 이후 가장 큰 상황이다.

이에 취업준비생들은 공공기관 고용 시장 위축에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공기관 채용 확대 기조로 취업준비생들이 공공기관 취업 시장에 한껏 몰려들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불안감은 커졌다는 것이다.

LH 등 주택·토지 분야 공기업 입사 시험을 4년 정도 준비한 박모(30) 씨는 “공공기관 취업 준비는 1차 서류를 위한 토익, 한국사, 컴퓨터활용능력 등 필수 자격증을 따고 나면 반년이 지나고 2차 필기시험을 위한 NCS 공부는 최소 세달은 준비해야 한다. 1년 가까이가 기본적으로 소요된다”며 “문제는 채용 시장이 얼어붙어서, 오래 준비했지만 취업을 못한 이른바 ‘고인물’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채용은 줄어드는데 상대평가에 능한 ‘고인물’들은 자꾸 늘어나니 뽑히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형태가 정규직 대신 ‘채용전환형 인턴’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된 점에도 청년들의 불만이 크다. 사기업 재직 후 경제·금융관련 공공기관 채용에 뛰어든 김모(29) 씨는 “스터디를 가면 대다수가 2~3년 이상 준비한 고인물들이다. 경쟁률은 기본 200대 1이 나온다”며 “정말 암울한 건 대규모 공기업이 아니면 한 해 신규 채용 수가 한자리인데 그마저도 최근 채용전환형 인턴 선발을 늘리며 정규직 수는 줄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적 일자리를 기대하고 준비를 시작했는데, 사기업보다 더 취업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