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형 비자 시범사업’ 도전장
5개 대학 3500명 중 33% 다국적
심사기준 완화, 안정적 체류 기대

정부가 올해 처음 추진하는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에 인천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모에 선정되면 국내 대학과 달리 비자 발급·연장 기준이 까다로웠던 ‘인천글로벌캠퍼스’(해외 유명 대학 공동 캠퍼스) 외국인 학생들의 안정적 체류가 가능해진다는 기대가 나온다.
인천시는 최근 법무부에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범사업 대상 비자는 ‘유학 비자’(D-2)와 ‘특정활동 비자’(E-7, 법무부 장관이 지정한 직종에 한해 취업을 허용하는 비자)인데, 인천시는 이 중 유학 비자에 대한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광역형 비자란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자체 설계한 비자 제도다. 현행 비자 제도는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시범사업에 선정된 지자체가 외국인 비자 발급(또는 연장)을 추천하면, 법무부가 해당 지자체별 기준을 우선 고려해 비자를 심사·발급하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이번 계획서에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글로벌캠퍼스 외국인 학생들의 비자 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부가 불법체류율 1% 미만이라고 인증한 대학의 입학생은 학교가 발급한 표준입학허가서만으로 비자 심사가 가능하다. 반면 인천글로벌캠퍼스 내 5개 대학은 ‘외국 대학’으로서 교육부 평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본교 국가 비자 기준을 따른다. 현재 5개 대학 학생 수는 3천500여 명, 이 중 33%는 47개국 출신 외국인이다.
5개 대학 관계자들은 “국내 인증 대학보다 학생 재정 능력을 입증할 계좌 잔고 액수와 유지 기간 등 기준이 훨씬 까다롭다. 대부분 입학 의지가 있어서 기준을 맞추기는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미가입국 국적 학생들은 더 세밀한 서류를 요구받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1년마다 비자 연장 시기가 오면 재정 능력 입증을 위해 본국에 다녀오는 학생들도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비자 심사 기준이 완화된다면 외국 국적 학생들의 어려움이 한결 해소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천시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법무부 ‘광역형 비자 심의위원회’ 검토를 거치게 된다. 공모에 선정되면 2026년까지 2년간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시범사업 기간 위원회가 사회통합정책 참여율, 불법체류율, 지역 내 외국인 구성 비율 등을 평가한다. 높은 점수를 받으면, 외국인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와 같은 혜택도 주어진다. 이미 충북과 전북 등 광역지자체 다수가 시범사업 신청서를 냈다.
인천시 다문화사회과 관계자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인천글로벌캠퍼스가 활발히 목소리를 냈는데, 국내 인증 대학 평가에서 제외되는 부분을 보완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번 계획서에 담은 내용은 심의위원회와 협의해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시범사업 수행 지자체는 내달 말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