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음공격 피해 송해면 송해초

작년 하반기 4명 입학 수요 파악

주민거주 여건 악화 등 영향인 듯

내년·내후년도 비슷한 상황 우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인천 강화군 소재 초등학교 중 올해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4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지역에서 초등학교 ‘입학생 0명 학교’가 한꺼번에 4곳이나 되는 경우는 올해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학년 입학생이 없는 강화지역 초등학교 4곳은 불은면 삼성초등학교, 송해면 송해초등학교, 삼산면 해명초등학교, 서도면 서도초등학교 등이다.

강화군에는 총 20개 초등학교가 있다. 13개 읍·면별로 보면, 강화읍에 4개교가 있으며 불은면·양도면·하점면·삼산면에 2개씩 있다. 선원면·길상면·화도면·내가면·양사면·송해면·교동면·서도면에는 각각 1개가 있다.

입학생 0명 초등학교가 무더기로 나온 상황은 인구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강화지역에서는 무척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북한 소음공격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인 송해면 송해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북한군의 소음공격과 이번 초등학교 입학 불발 사태의 연관성을 좀 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강화군 읍·면사무소는 매년 하반기에 이듬해 취학 연령대 아동을 파악하는데, 지난해 하반기 송해초등학교의 경우 4명의 입학 수요가 있었다고 한다. 이들이 실제 입학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를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만호(63)씨가 고려천도공원에서 소음이 들려오는 철조망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만호(63)씨가 고려천도공원에서 소음이 들려오는 철조망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경인일보DB

주민들 얘기를 종합해 보면, 북한의 소음공격이 초등학교 입학 예정 가구의 이탈을 불러온 직접적 원인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여러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소음공격이 끊이지 않고 계속됨에 따라 송해면의 이미지가 ‘조용한 전원 생활 최적지’에서 ‘시끄러운 곳’으로 바뀌는 등 주민 거주 여건이 크게 나빠졌다. 북한의 소음공격 이후 송해면 지역 부동산 거래도 끊기다시피했다.

1933년 송해초등학교 개교 이후 입학생이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문제는 내년이나 내후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송해초등학교는 11일 졸업식을 갖는 6학년 6명을 포함해 총 38명의 재학생이 있다. 6학년 6명은 떠나고 새로 입학하는 1학년이 없다 보니 2025학년도 재학생은 2~6학년을 합쳐 32명뿐이다. 이들 중 5학년에 올라가는 학생이 11명, 6학년이 되는 학생은 9명이다. 앞으로 2년 후 32명 중 20명이 졸업하면 전체 학생 수가 급격히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