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중 흉기로 찔러… 자해하기도
우울증에 6개월 휴직중 조기 복직
늘봄교실 확대 앞두고 학부모 우려
경기교육감, 애도속 “특수한 사건”
인천교육청도 교원심리 치료 강화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한 아동이 국화꽃을 두고 추모하고 있다. 2025.2.11 /연합뉴스](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1/rcv.YNA.20250211.PYH2025021107840006300_P1.webp)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교사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학교를 안전한 공간이라 믿던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인천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교원들의 심리 치료 강화 등 대책을 내놨다.
11일 대전광역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50분께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1학년생 김하늘 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피의자는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여교사 A씨로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다. A교사는 지난해 12월 우울증 진단을 사유로 6개월 질병 휴직에 들어갔다가 20여일 만에 조기 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 이런 사건이” 불안해하는 학부모들
아이들에게 안전한 공간이어야 할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사건이 발생한 만큼,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초등학교 3·6학년 자녀를 둔 조미희(수원 거주)씨는 “학교 밖 도로가 위험하니까 아이들과 교통사고 영상을 보며 차를 조심하라고 당부해 왔는데, 정작 학교에서 사고가 났다”며 “교사가 일시적으로 심리적 문제를 겪은 게 아니라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였는데도 학교에서 근무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긴다”고 걱정했다.
늘봄교실 전면 확대를 앞둔 점 등도 학부모들의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김양은 2층의 돌봄교실에서 학원차량 기사가 기다리던 1층으로 홀로 향하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학생들을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위치가 학교 현관이나 교문 등으로 멀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등돌봄전담사 김모씨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염 우려를 이유로 외부인들의 학교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학부모들 전화가 오면 아이가 혼자 교문까지 나가는 방식이 정착화됐다”면서 “돌봄교실은 1, 2학년 등 저학년이 많은 만큼 원칙대로 보호자가 교실까지 데리러 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시민이 두고 간 편지와 꽃, 과자, 인형 등을 바라보고 있다. 2025.2.11 /연합뉴스](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1/rcv.YNA.20250211.PYH2025021109580006300_P1.webp)
교육계 “특수한 사건” 확대 해석 경계하면서도 대책 마련
교육계도 충격이 크긴 마찬가지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SNS를 통해 “더할 수 없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지셨을 유족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하는 한편 “이 사건은 특수한 사건이다. 자칫 일반화돼 학교에서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들까지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정신질환이면 교단에 서서는 안 된다. 임용단계 중 검증, 근무 중 문제는 없는지, 주위 평가 등 걸러내는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측은 “직무 관련 스트레스 호소 교원을 위해 교원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가장 안전하게 보호를 받아야 할 학교라는 공간에서,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며 밝게 성장해야 할 어린이가 교사에 의해 살해된 충격적이고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교원심의위원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질환이 있는 교원의 교직 수행 가능 여부를 심의하는 기구로 교원의 교직 수행 가능 여부를 심의해 직권 면직, 직권 휴직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시교육청은 질환교원심의위원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교원들의 심리 치료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개선 방안을 포함해 교원들의 심리 안전망을 구축할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1/news-p.v1.20250211.f4eb38a60ee8474e9197e4c88137554d_P3.webp)
/목은수·정운·김형욱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