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기 최다 실적 낸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전문의 26명·간호사 280명 최대 규모로 성장

 

고강도 노동에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그대로

이국종 교수 재직시절 ‘돈 먹는 하마’ 눈총도

최근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는 등 전국 17곳 권역외상센터가 고강도 노동과 만성 적자 문제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5.2.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최근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는 등 전국 17곳 권역외상센터가 고강도 노동과 만성 적자 문제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5.2.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교통사고 환자입니다. 복강내출혈 같아요. 선생님, 빨리 오세요.”

과로에 시달리다 겨우 베개에 머리를 기댄 순간, 또 전화벨이 울린다. 즉시 의사 가운을 챙겨 입고 당직실을 박차고 나선다. 중증 외상을 입은 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됐다는 소식에 그는 거침없이 달려간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아주대학교 외상 전문의로 이름을 알린 이국종 교수(현 국군대전병원장)의 활약을 연상케 한다. 아덴만 여명 작전(2011)의 석해균 선장과 판문점 귀순(2017) 북한군 등 치명상을 입은 사람을 기적적으로 살려낸 일화는 동시에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의 이름을 전국민에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국종 교수가 떠난 현재, 아주대 권역외상센터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것을 넘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권역외상센터로 거듭났다. 가장 많은 전문의를 보유한 가운데, 지난해 닥터헬기 최다 실적을 내고 병원 내 닥터헬기가 대기하는 계류 장소를 확보하는 등 외형적으로 더욱 성장했다.

11일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에는 각각 전문의 26명·간호사 28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전국 권역외상센터 중 가장 많은 규모로, 지난해 말 기준 가천대길병원과 부산대병원에 각각 18명의 전문의가 활동하며 아주대의 뒤를 이었다. 닥터헬기 출동 실적도 지난해 전국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정부 예산 삭감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고려대구로병원 수련센터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도 맡았다. 아주대병원은 권역외상센터 지위를 갖고 있기에 외상지도전문의에 대한 인건비 1억4천400만원, 외상수련전임의 대상 연간 8천400만원 범위 내의 인건비를 그대로 지원받아 수련이 가능하다.

권역외상센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만성 적자, 고강도 노동이라는 현실은 그대로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외상 전문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도 까다롭다. 2025.2.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권역외상센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만성 적자, 고강도 노동이라는 현실은 그대로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외상 전문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도 까다롭다. 2025.2.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하지만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권역외상센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만성 적자, 고강도 노동이라는 현실은 그대로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외상 전문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도 까다롭다.

가장 큰 문제는 환자를 살릴수록 병원 사정이 어려워지는 역설이 수면 아래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 백강혁의 실제 모델 이국종 교수는 재직시절 ‘돈 먹는 하마’라고 눈총을 받기도 했다. 권역외상센터 탄생 이래로 꾸준히 ‘구조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