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지원센터 채무 상담 건수

2019년 이후 최다… 5624건 달해

팬데믹때 대출 ‘돌려막기’ 역부족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 6층 인천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에서 직원이 센터를 방문한 시민을 대상으로 채무상담을 하고 있다. 2025.2.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 6층 인천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에서 직원이 센터를 방문한 시민을 대상으로 채무상담을 하고 있다. 2025.2.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인천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 등을 통해 채무 상담을 받은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확산 시기(2020~2022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각종 지원금과 정책대출 등으로 어렵게 버텼던 인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이 채무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한 채무 상담 사례는 총 5천624건으로, 센터가 채무 조정 지원사업을 본격화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그래프 참조

빚을 변제하기 위한 채무 상담 지원이 4천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재무 코칭(926건), 개인 파산(463건), 개인 회생(47건) 등의 순이었다.

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었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계에 내몰린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

인천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지난해 7월 센터를 찾아 일정 기간 빚을 갚은 뒤 나머지를 면책받을 수 있는 개인 회생 여부를 문의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끊기면서 자영업자를 위한 저금리 특례보증, 긴급경영자금, 금융기관 대출을 끌어다 썼지만, 갚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최씨는 “가까스로 팬데믹을 버텼지만,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5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 막기’가 사실상 어렵다. 마지막으로 구제 방법을 찾게 됐다”고 했다.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 6층 인천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에서 직원이 센터를 방문한 시민을 대상으로 채무상담을 하고 있다. 2025.2.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 6층 인천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에서 직원이 센터를 방문한 시민을 대상으로 채무상담을 하고 있다. 2025.2.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센터는 최씨의 채무 발생 사유와 소득 등 개인 회생 신청 자격을 확인한 뒤 회생법원에 제출할 서류 작성 등을 지원했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50대 김모씨는 지난해 키즈카페를 폐업하면서 초기 운영자금 대부분을 빚으로 떠안게 됐다. 평일에는 일용직 노동자, 주말에는 배달원과 대리운전기사로 ‘쓰리잡’을 뛰었지만,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씨는 “어떻게든 빚을 갚으려고 밤낮없이 일했지만, 채무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니 무력감이 컸다”며 “부양해야 할 세 자녀와 살아갈 방법을 찾던 중 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채무와 관련된 사항은 법적 요건이 복잡하기 때문에 우선 개별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채무 조정 지원사업을 통해 금융취약계층이 적절한 시기에 도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