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해양박물관 인해 방문객 급증

진입 도로 월미로 1개 뿐… 혼잡도 극심

 

월미공원 관통도로 개설 안전 이유 반대

인천시 연결도로 계획 재원 미확보 속 미궁

지난 9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교통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5.2.9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지난 9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교통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5.2.9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인천 중구 월미도 일대가 주말마다 주차난 등 교통혼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주말인 9일 오전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주차장 진입을 기다리는 차량 행렬로 크게 붐볐다. 간신히 박물관 주차장에 들어섰지만 만차인 것을 확인한 차량들은 인근 이민사박물관 주차장이나 도로변의 빈 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비슷한 시각 월미도 내 뽀로로테마파크 주차장도 이미 만차였다. 끝내 주차를 하지 못한 한 차량은 ‘당일주차 5천원’ 표지가 있는 유료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주말 월미도 안에서 벌어지는 차량 정체는 월미도 초입 상상플랫폼까지 이어졌다. 평소면 차량으로 10분도 걸리지 않았을 길에서 30분 가까이 시간을 보내고서야 주차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1920~1930년대 유원지로 인기를 얻었던 월미도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최대 규모 어린이 실내 테마파크가 월미도에 문을 열었고 같은 해 7월 인근 내항 8부두에 인천시의 복합문화시설인 상상플랫폼이 생겼다. 12월에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까지 개관하며 월미도를 찾는 방문객이 급증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동통신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중구 개항동(월미도와 차이나타운 일대) 방문자는 지난해 12월 52만2천98명, 올해 1월 54만6천58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 8.5%(4만1천96명), 17.6%(8만1천770명) 증가했다. 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올해 1월부터 2월 둘째 주까지 주말(토·일) 누적 방문객은 4만8천100명에 달했다.

월미도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도로와 주차 인프라는 전과 변함이 없어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월미도에 진입하는 도로는 인천역에서 인천 내항을 따라 이어지는 월미로 1개뿐이다. 월미로는 월미도 초입에서 왕복 4차로로 시작한 후 월미공원 정문 앞에서 좌·우로 나뉘어 외곽으로 순환하는 형태다. 하지만 월미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왕복 4차로가 2차로로 줄어든다. 주행 중인 차량이 주차장 진입이나 도로변 주차를 위해 멈추면 뒷차까지 줄줄이 밀리는 형태다.

중구는 우회로가 없는 월미도의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월미공원을 관통하는 장기미집행도로(북성동1가 119번지 일원)의 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구간은 월미도에 주둔하던 해군 제2함대 사령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2005년 인천시가 도로로 지정한 곳이다. 이후 내항을 따라 소월미도 방면으로 가는 도로는 개통됐지만 월미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는 공원 단절 우려로 생기지 못했다. 결국 2015년 장기미집행도로로 분류됐고, 오는 6월이면 20년의 시효가 만료돼 도로 지정이 해제된다.

인천시는 월미공원 방문객의 안전 등을 이유로 도로 개설에 난색을 보인다. 해당 도로가 생기면 월미공원 내 주차장과 월미문화관에서 월미산으로 이동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인천시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월미공원 관통도로가 생기면 보행환경에 대한 안전 문제가 생긴다”며 “월미도 안에 단순히 도로를 하나 더 내는 것보다 교통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예측·실험해 근본적 해결책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인천시가 구도심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 중인 ‘제물포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에는 월미도 교통개선 대책으로 ‘월미도~연안부두’ ‘월미도~북성포구’ 연결도로 계획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인천해양수산청 협의와 사유지 매입 및 재원마련 등의 이유로 정확한 추진 일정이 없는 상태다.

중구 건설과 관계자는 “월미도 방문객 증가에 맞춰 단기간에 추진할 교통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월미도 내 공영주차장 부지 확보 등 현실 여건에 맞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