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 등 의료체계 선도
지난해 복지부 지원사업에 선정
닥터헬기·車, 현장 대응 최적화
퇴원 후 지역자원 연계까지 촘촘
난치성 뇌질환 연구·개발 성과도

가천대 길병원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속도를 낸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 진료 체계로 구축하고, 2차 병원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선제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구조전환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가천대 길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심뇌혈관센터, 지역암센터,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응급 및 중증, 희귀질환 분야에서 역량을 바탕으로 구조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응급의료 체계 구축으로 의료취약성 해소
가천대 길병원 인천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인천 내 의료취약 지역을 포함한 필수 공공의료 개선에 힘쓰고 있다. 섬과 연륙도서를 보유한 인천시는 낮은 접근성 탓에 보건의료지표에서 낮게 평가된다. 인천시 인구 10만명 당 치료가능 사망률(21년 기준)은 51.49명으로 전국 평균 43.7명보다 높다. 치료가능 사망률은 의료 시설 부족 등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환자 비율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4년 개소한 길병원 인천권역외상센터는 10년 간 3만여명의 응급·외상환자를 치료했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도서지역에서 발생한 심뇌혈관, 중증외상 등 응급 중증환자 이송에 최적화됐다. 2019년에는 전국 최초 도입된 ‘인천시 닥터카’를 활용해 인천지역 외상 사고 현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차 병원과의 적극적인 진료협력 체계도 강화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2021년 인천 공공보건의료의 중심축인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돼, 전국 1천200개 병의원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중증환자 중심의 빠른 연계를 위해 진료협력센터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환자 치료 후 의료 연계 체계도 더욱 촘촘히 구축한다. 길병원은 중증 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지역사회 의료 자원과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진료를 위한 의료인 간 원격 협진 등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사업도 시행 중이다. 인천시의료원에 심장내과 전문의들을 매주 파견하고, 인천시의료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심혈관 조영술 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중증 질환 치료 선도
가천대 길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10년 연속 1등급을 획득했다. 길병원 뇌혈관센터는 뇌졸중(허혈성, 출혈성) 전문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에 있는 신경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전문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원스톱으로 응급 뇌혈관질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길병원 내 심장내과, 흉부외과, 소아심장과 등으로 구성된 심장혈관병원은 국내 심혈관 질환의 선도 병원이다. 서해 권역 내 최종 치료 병원으로서 좌심실 보조장치 삽입술과 심장이식을 시행하고 있으며, 심부전·폐고혈압센터를 운영하면서 심장병 환자 치료에 힘쓰고 있다.
길병원은 18개 의료기관 44명 전문의가 참여하는 급성심근경색증 인적 네트워크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인천에서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 및 협심증 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치료하고 있고, 고난도 시술을 시행하는 중재시술센터도 운영 중이다.
암 특화 의료서비스
암 치료 분야에서도 세심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된다. 가천대 길병원 암센터는 2011년 사립대병원 최초로 국가 지정 지역암센터로 선정됐다. 암센터는 여성암, 전이·재발암, 혈액암 조혈세포이식, 마커리스방사선치료센터 등 특화 클리닉을 기반으로 중증 암 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무균 1인실로 구성된 조혈세포이식병동 을 구축하는 등 의료 시스템·설비도 지속해 확충하고 있다.
숙련된 전문의뿐 아니라 첨단의 치료시설과 시스템이 확보돼야만 하는 CAR-T(혈액암 치료) 세포치료 분야에서 인천지역 최초로 치료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개원한 여성암병원은 유방암, 갑상선암, 부인암 등에 특화한 여성 친화적, 다학제 기반 치료를 지원한다. 원스톱 진료서비스를 가동하면서 위험을 감소시키고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중증 산모와 신생아 치료에도 힘쓴다. 가천대 길병원은 전체 분만 중 고위험 산모의 분만 비율이 60% 이상이다. 이에 2018년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로 지정돼, 지역 중증 산모와 신생아 치료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희귀질환 분야 연구 선도
길병원은 치료뿐만이 아닌 연구분야에도 역량을 강화한다. 파킨슨, 치매 등 난치성 뇌질환 연구를 위한 MRI 개발 등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길병원이 개발 중인 뇌질환 진단 기기 ‘11.74T MRI’는 뇌질환 진단을 위한 극초고해상도 MRI다. 2024년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원숭이의 뇌 영상 촬영에 성공했다. 11.74T MRI의 뇌영상은 국내 대학병원 임상에 활용하고 있는 3.0T MRI보다 1만 배, 연구용 7.0T MRI보다는 100배 이상 선명하다. ‘꿈의 암치료기’로 기대를 모으는 A-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도 교모세포종과 두경부암에 대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상을 시행 중이다.
김우경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지역 의료 완결자다.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환자들이 지역에서 끝까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