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米) 가치 한껏 올려… 마을 배불리는 ‘농업’ 키우고파”
신리 쌀 면·빵 등 직접 개발·생산
예술 결합체 ‘공간미학’ 조성 동력
이웃 창업·농업인 발굴도 적극적

“농업은 마을공동체에게 희망을 꿈꾸게 합니다. 쌀의 가치를 높여가는 것은 물론 이웃들과의 소통에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평택시 오성면 신리에서 대를 이어 쌀농사를 짓고 있는 전대경(54) 미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요즈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쌀을 가공해 만든 ‘신리 쌀 면’, 쌀을 주재료로 한 빵 등 혁신적인 쌀 가공식품 등을 시장에 내놓았고 마을에서는 ‘쌀 면’ 식당까지 열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전 대표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전 대표는 현재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듬영농조합을 2005년 만들었다. 전 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어 생산한 쌀을 주변에서 평가하는 것이 싫었고 가격이 흔들리지 않는 쌀 판매를 위해 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쌀을 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식품을 만들 욕심도 있었다”며 “쌀을 주재료로 전통주, 장류 등 여러 쌀 가공식품을 연구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농업과 가공업의 특징과 의미를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배 대표의 열정으로 오성면 신리에서 생산한 쌀로 만든 빵은 유명 커피회사,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등에 납품되고, 방치됐던 버섯 재배사를 개조해 농업과 문화, 예술의 결합체인 ‘공간미학’을 조성하는 동력이 됐다.
전 대표는 “공간미학을 찾는 방문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곳에선 쌀로 만든 빵과 커피, 전통차 등을 즐길 수 있다”며 “이 모든 것은 마을주민들의 관심과 지원,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이웃들에게 빵 만드는 기술을 익히게 해 창업을 돕는 일, 농업의 혁신을 희망하는 젊은 농업인들을 지원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농업의 순기능이 발휘돼 모두가 이롭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농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전 대표는 농촌의 생활상 등을 담은 ‘쌀을 닮다’란 책도 펴냈다. 이 책은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쌀 기반 가공식품 연구, 생산을 위한 체계적인 투자에도 힘써왔다.
전 대표는 “조합의 경쟁력은 제품 품질을 넘어 커피 찌꺼기로 만든 퇴비가 친환경 쌀을 키우고 이를 가공한 식품이 다시 커피회사로 납품되는 자원 순환형 농법에 있다”며 “이런 과정이 농업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은 앞으로도 쌀을 기반으로 가공식품을 연구·생산하면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며 “어렵고 힘든 환경에 놓인 이웃들을 살피고 지원하며 응원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