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한화·SL공사와 실무협 준비

아쿠아리움·놀이공원 돔형 건립

매립지 이미지 개선·일자리 창출

 

2015년 공사 이관 두고 사업 좌초

인천시로 매립지 소유권 선행 필요

인천시가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 승마장 부지에 아쿠아리움형 테마파크 건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기대감과 의구심이 교차하고 있다. 2025.2.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 승마장 부지에 아쿠아리움형 테마파크 건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기대감과 의구심이 교차하고 있다. 2025.2.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승마장 부지를 활용해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조성 추진에 나섰다. 이를 위한 관계 기관의 실무 논의도 앞두고 있다. 서북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주민 기대가 크다. 동시에 이미 같은 장소에서 유사 사업이 추진됐다 무산된 전례가 있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만큼은 치밀하게 준비해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주)한화호텔앤드리조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와 매립지 내 승마장(드림파크 승마장) 부지에 아쿠아리움형 테마파크 개발을 위한 3자 실무협의체를 준비하고 있다. 내달 협의체를 가동해 사업에 필요한 절차와 시행 방식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달 15일 드림파크 승마장 부지에 아쿠아리움형 테마파크 개발과 승마장 시설 리모델링을 뼈대로 하는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완공된 드림파크 승마장은 대회 폐막 이후 이곳을 사용하던 인천경찰청 기마대가 철수하면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방치됐다.

인천시는 드림파크 승마장 부지를 테마파크로 개발해 인천 서북부 지역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테마파크는 아쿠아리움과 놀이공원을 결합한 방식의 실내 돔형 건축물의 모습을 갖출 예정이다. 청라국제도시·검단신도시 등 인천뿐 아니라 경기 김포·부천·고양 등 수도권 서부권역을 중심으로 연간 20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천시가 테마파크 건립을 본격화하면서 서구 주민들 사이에서 감지되는 기대감은 크다. 테마파크가 쓰레기 매립지 인근 지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개선과 테마파크 조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신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접근성 좋은 여가 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

서구 검단신도시에 거주하는 김찬용(37)씨는 “아이들과 놀이공원이나 수족관을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가는 선택지밖에 없었는데, 좋은 대안이 생겼다”며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는 언론 보도 내용이 검단지역 아파트 커뮤니티나 단체 대화방 등에 공유되면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테마파크 건립 실현 가능성을 두고 의구심 섞인 반응도 나온다. 인천시와 SL공사가 2016년 매립지에 친환경 테마파크와 리조트, 복합쇼핑몰 등을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무산된 전례가 있어서다.

2015년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 환경부 등 이른바 4자 협의체가 SL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고 매립지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넘기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테마파크 조성이 급물살을 탔지만, 그후 SL공사 이관을 두고 환경부가 미온적으로 나오면서 테마파크 사업도 좌초됐다.

이 때문에 아쿠아리움형 테마파크 사업이 과거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수도권매립지 소유권이 인천시로 명확하게 넘어오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식 인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은 “30년 가까이 매립지로 인해 고통받은 서구 주민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테마파크 건립은 필요하다”면서도 “매립지 이관 첫 번째 관문인 대체매립지 4차 공모 사업도 진전이 없는데 테마파크 개발부터 나서는 건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