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어려움에 학교들 전환 추세
“수백인분 만들고 여러 약품 다뤄”
“다른 일자리로 유출, 여건 개선을”

최근 경기도에서 급식실 노동자들의 구인 업무를 외부 용역으로 넘기는 ‘일부위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두고 학교 급식실이 근무하는 사람이 수시로 바뀌는 환경으로 전환돼 사고 위험과 노동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용인의 A고교와 화성의 B고교에서 급식실 조리실무사들의 고용 업무를 위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숙사가 있어 하루 세끼(삼식)를 제공하는 A고교와 도심 외곽에 위치한 B고교는 모두 급식실 노동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자 대안으로 일부위탁을 고안했다.
현재 도내 공립 고등학교 중에서 일부위탁 방식을 차용한 건 두 곳(성남·용인)뿐이다. 두 학교 모두 2015년 이전부터 일부위탁을 택했다는 점에서 A·B고교의 사례는 만성적인 급식실 노동자들의 구인난을 타개할 방안으로 도내 고등학교들이 위탁전환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기준 도내 급식실 조리실무사의 결원율은 2.2%에 달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인력업체가 구인 업무를 맡을 경우 숙달 인력이 줄고 단기 대체인력이 늘어나 사고 위험과 노동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교육지원청이 정기채용 절차로 인력을 구하는 것과 달리 인력 업체는 구인사이트를 통한 상시채용으로 인력을 구하는데, 이 때문에 쉽게 일을 시작하고 관두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3년 차 급식실 조리실무사 조모씨는 “조리실에서 사용하는 약품은 다양한데, 이 중에는 오븐클리너처럼 피부에 튀면 탈 정도로 위험한 물질도 있다”면서 “특히 세척과 달리 조리 업무는 수백 인분을 한 번에 만들어야 해 오래 함께하며 합을 맞춘 사이가 아니면 음식을 태우거나 쏟는 등의 사고가 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급식실 인력 부족 문제는 기존에 급식실을 채우던 40~50대 여성들이 더 나은 조건을 갖춘 일자리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며 “급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급여 체계와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