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들 마음까지 건강한 삶 누리실 때 보람”

매일 문안 전화드리거나 댁 찾아가

혈압·혈당 체크하며 건강 모니터링

일상까지 나누는 가족 같은 사이로

양주시보건소 윤선희·류미이·김수진 방문간호사(왼쪽부터 시계방향)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은 진정어린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여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5.2.13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양주시보건소 윤선희·류미이·김수진 방문간호사(왼쪽부터 시계방향)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은 진정어린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여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5.2.13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홀몸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세심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양주시보건소 윤선희 방문간호사는 “매일 아침 문안전화를 드리거나 댁으로 직접 찾아가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며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명 중 2명꼴로,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양주시는 노인 복지에 상당한 자원을 할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보건소 방문간호사는 복지 현장의 최일선에서 노인의 안녕을 돌보는 중요 자원이다. 윤 간호사와 류미이·김수진 간호사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 방문간호사로 보건소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류 간호사는 “단순히 어르신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대하고 진정어린 자세를 보일 때 비로소 어르신도 마음의 문을 여시는 것 같다”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방문간호 대상인 어르신들과 지금처럼 가족 이상의 관계를 가지는 데 자그마치 5년여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처음엔 서먹했던 이들은 이제 세간살이가 몇 개인 것까지 알 정도로 소소한 일상까지 나누는 부모와 자녀 같은 사이로 발전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이들 간호사들에게는 긴 인고의 시간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김 간호사는 “방문간호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게, 우리가 돌보는 어르신들이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크게 회복돼 건강한 삶을 누리시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요즘처럼 한파에 강설이 내리는 날씨에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비상시에는 눈이 쌓인 길을 뚫고서라도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윤 간호사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수시로 전화를 걸어 난방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이번 겨울엔 한파가 닥치기 전에 방한조끼도 챙겨드렸다”고 말했다.

올해는 홀몸 어르신 가정에 ‘다솜이’라는 정감 가는 인공지능(AI) 로봇이 보급돼 그나마 이들의 일손을 덜어주고 있다. 기특하게도 이 로봇은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해 실시간으로 전송해주고 있어 고독사 예방에 한 몫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람의 온정까지 나누지는 못한다.

김 간호사는 “가족이 모두 떠난 자리를 외롭게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이 건강마저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방문간호사들이 딸처럼 늘 곁에서 보살펴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