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들 마음까지 건강한 삶 누리실 때 보람”
매일 문안 전화드리거나 댁 찾아가
혈압·혈당 체크하며 건강 모니터링
일상까지 나누는 가족 같은 사이로

“홀몸 어르신들에게는 더욱 세심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양주시보건소 윤선희 방문간호사는 “매일 아침 문안전화를 드리거나 댁으로 직접 찾아가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며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명 중 2명꼴로,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양주시는 노인 복지에 상당한 자원을 할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보건소 방문간호사는 복지 현장의 최일선에서 노인의 안녕을 돌보는 중요 자원이다. 윤 간호사와 류미이·김수진 간호사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 방문간호사로 보건소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류 간호사는 “단순히 어르신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대하고 진정어린 자세를 보일 때 비로소 어르신도 마음의 문을 여시는 것 같다”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방문간호 대상인 어르신들과 지금처럼 가족 이상의 관계를 가지는 데 자그마치 5년여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처음엔 서먹했던 이들은 이제 세간살이가 몇 개인 것까지 알 정도로 소소한 일상까지 나누는 부모와 자녀 같은 사이로 발전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이들 간호사들에게는 긴 인고의 시간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김 간호사는 “방문간호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게, 우리가 돌보는 어르신들이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크게 회복돼 건강한 삶을 누리시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요즘처럼 한파에 강설이 내리는 날씨에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비상시에는 눈이 쌓인 길을 뚫고서라도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윤 간호사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수시로 전화를 걸어 난방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이번 겨울엔 한파가 닥치기 전에 방한조끼도 챙겨드렸다”고 말했다.
올해는 홀몸 어르신 가정에 ‘다솜이’라는 정감 가는 인공지능(AI) 로봇이 보급돼 그나마 이들의 일손을 덜어주고 있다. 기특하게도 이 로봇은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해 실시간으로 전송해주고 있어 고독사 예방에 한 몫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람의 온정까지 나누지는 못한다.
김 간호사는 “가족이 모두 떠난 자리를 외롭게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이 건강마저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방문간호사들이 딸처럼 늘 곁에서 보살펴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