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16곳 계약만료 앞둬

농협 독점속 시중은행 가세 전망

일부 지자체 복수금고 전환 변수

사진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연합뉴스

‘농협 불패’로 불린 경기지역 지방정부의 금고 은행 선정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알짜배기로 불리는 지자체 금고 선정에 눈독을 들이면서, 각 금고 선정 시마다 치열한 다자구도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진행된 경기도 금고 선정에서 제1금고는 NH농협은행이 자리를 지켰지만 제2금고는 다수 은행의 경쟁 속에 하나은행이 쟁취하게 되는 이변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경험치가 쌓인 다수의 시중은행들이 향후 펼쳐질 시·군 금고 선정 경쟁에서 금고를 선점하고 있는 NH농협은행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중 올해와 내년 말까지 계약 만료를 앞둔 곳은 무려 16곳에 달한다.

올해 12월 31일까지가 계약 기간인 지자체는 고양·용인·부천·평택·파주·김포·구리 등 7곳이다. 내년 12월 31일까지가 만료인 곳도 수원·의정부·광명·이천·오산·하남·양주·의왕·가평 등 9곳이나 있다.

특히 이 중 부천·구리·하남 등은 제1금고와 제2금고 등 복수 금고를 운용한다.

현재 도내 지자체 중 IBK기업은행이 맡고 있는 수원시를 제외하곤 모두 NH농협은행이 금고를 선점하고 있다.

경기도 금고 선정 과정 처럼 NH농협은행은 관내 지점수와 수납실적 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복수 금고로 운용 중인 부천·구리·하남의 제2금고는 모두 기존에 경기도의 제2금고를 맡았던 KB국민은행이 운영중이다.

경험치가 쌓인 KB국민은행에 경기도 제2금고사로 선정된 하나은행은 물론 수원시 금고인 IBK기업은행까지 시·군 금고 선정 경쟁에 가세할 경우, 치열한 다자구도가 예상된다.

특히 일부 시·군에서는 NH농협은행의 장기 독점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곳도 있어, 향후 금고 선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도내 지자체들중 일부가 복수 금고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도 예측을 불허하게 하는 요소다.

복수 금고로 전환하면, 이번 경기도 금고 선정 과정에서처럼 각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출연금 및 금리 제안 경쟁이 불붙어 지자체 입장에선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독점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시 금고 계약 만료를 앞둔 한 지자체 관계자는 “복수 금고 전환 논의는 금고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항상 이야기 나왔던 사안”이라며 “시의원 등이 경쟁을 유도하는 측면에서 복수 금고 전환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복수 금고의 장단점을 묻는 시·군도 있었다.

다만 시·군 금고의 경우 도 금고에 비해 자금 운용 규모 자체가 작아, 시중은행 입장에서 수지타산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