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박2일 일정 표심 자극

 

계엄 요건 구체적 명시 ‘개헌’ 주장

분권형 4년 중임제·책임총리제

사회적 약자 ‘국가 책임’ 강화도

 

14일 경영자총협회 특강 등 진행

대선 시계가 빨라지며 개헌론이 다시 불붙는 와중에 조기 대선 국면 전부터 개헌 필요성을 주장해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3일 한층 선명한 개헌론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광주 정신’이 헌법 전문에 포함돼야 한다며 광주 표심을 자극했다.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도 “‘이기는 민주당’으로 제7공화국을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적었다.

■ ‘계엄 대못 개헌’, ‘경제 개헌’, ‘권력구조 개편 개헌’

이날 김 지사는 세 가지 원칙을 골자로 보다 분명히 개헌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87체제가 시효를 다했다. 이제는 제7공화국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헌법, 개헌이 필요하다”며 “우선 계엄을 하지 못하게 대못을 박을 수 있는 개헌으로 계엄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또 45년 전 민주화 운동의 촉발이 됐던 광주 정신이 헌법 전문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개헌은 개헌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자는 의미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해선 ‘분권형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를 제안했다. 김 지사는 “조기 대선 이후의 다음 대선은 총선과 주기를 맞춰야 한다”면서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해 3년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SNS 캡처.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 SNS 캡처. /경기도 제공

앞서도 김 지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 결정 이전에 개헌에 선(先) 합의해야 한다”며 “탄핵은 탄핵이고 개헌은 개헌이다. 탄핵열차가 정상궤도에 진입한 만큼 ‘물타기 개헌’도 불가능하다. 탄핵 전에 주요 정치주체들이 합의하고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개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팬클럽인 ‘동고동락’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권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87체제를 무너뜨리는 제7공화국 출범이 필요하다. 이곳 광주 빛고을에서부터 제7공화국을 만드는 시작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12·3 비상계엄·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기 전부터 개헌 필요성을 거론해왔다. 지난해 6월 김 지사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기후변화·저출생·518 정신을 포함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도 숙제다. 이런 걸 포함한 개헌이 의장님 계시는 동안 진전과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광주 무등산 ‘노무현 길’에서 팬클럽인 ‘동고동락’ 등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2.13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광주 무등산 ‘노무현 길’에서 팬클럽인 ‘동고동락’ 등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2.13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 ‘노무현 길’에서 지지세 결집한 김동연, 14일엔 광주 기업인들 만나 ‘경제 리더’ 각인

김 지사의 이번 광주 방문은 1박2일 일정이다. 이날 오전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518번 버스 탑승,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표와 면담 등을 진행했다.

이날 내내 광주 표심을 노크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200여명의 지지자들과 노무현 길을 오르며 소통했다.

지지자들은 김 지사가 등장하자 환호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노무현재단은 김 지사에게 ‘무등산의 노무현 길’이라는 책과 함께 배지를 달아줬다. 한 광주시민은 김 지사에게 모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518번 버스에 탑승해서도 30여분동안 광주시민들과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광주공원 입구로 이동한 후에도 탄핵 집회에 참여했던 지역 청년 9명과 함께 길을 걸으며 대화했다. 광주공원은 2002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세를 한 곳이기도 하다.

한편 14일엔 광주 경영자총협회 특강,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대주교 면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면담 등을 앞두고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5일 MBN 유튜브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광주 방문에 대해 “광주 경총에서 경제 관련 강의를 부탁해왔다”며 경제 행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