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2년 연속 선정됐지만 올해 탈락

자체 예산 5억원만으로 축제 치러야 할 상황

 

추진위원 15명 위촉됐지만, 문화·예술인 없자

“철쭉축제를 처음 만든 게 군포예총” 꼬집어

“다른 지원사업과 협업 찾아보는 단계” 해명

지난해 4월 군포시 철쭉동산에서 열린 ‘군포 철쭉축제’에서 시민들이 철쭉 사이를 거닐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지난해 4월 군포시 철쭉동산에서 열린 ‘군포 철쭉축제’에서 시민들이 철쭉 사이를 거닐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경인일보DB

군포시의 연중 가장 큰 행사로 자리매김한 ‘군포철쭉축제’가 오는 4월 개최를 앞두고 악재가 겹치며 흔들리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선정하는 경기대표관광축제에서 탈락해 예산상 타격을 입게 된 데다, 지역 내 문화·예술계 인사들로부터 축제 추진 과정에 자신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터져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는 올해 경기대표관광축제 선정을 위해 지난달 공모를 거쳐 각 시·군으로부터 32개 지역축제를 신청받았고, 이 중 19개를 최종 대상으로 선정해 지난 11일 발표했다. 지난해까지 5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에 달했던 도비 지원금 규모를 올해부터 1억5천만~2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기존 ‘경기관광축제’였던 명칭에 ‘대표’를 추가해 위상까지 한층 더 높였다.

하지만 2023년부터 2년 연속 지원대상에 선정됐던 군포철쭉축제는 올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지난해 지원받은 도비 7천만원이 사라져 올해는 시 자체 예산 5억원만으로 축제를 치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예산 감소로 지난해 대비 축제의 내실이나 규모 등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4월 군포시 철쭉동산에서 열린 ‘군포 철쭉축제’에서 시민들이 철쭉 사이를 거닐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지난해 4월 군포시 철쭉동산에서 열린 ‘군포 철쭉축제’에서 시민들이 철쭉 사이를 거닐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탈락 통보만 받았을 뿐 심사 점수 등 결과에 관한 세부 정보도 받지 못해 탈락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다른 보조금 사업 등을 통한 예산 확보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개최 두 달을 앞두고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줄어든 예산에 맞춰 축제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역 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에 정작 문화·예술인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일례로 최근 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준비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꾸려져 15명 남짓 위원들이 위촉됐지만 여기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군포지회(군포예총) 관계자는 “지역에 철쭉축제를 처음 만든 게 군포예총이고 이후에도 꾸준히 축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그걸 무시한 채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함께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지, 돈 몇 푼 던져주고 공연이나 하라고 하는 이런 식은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일부러 배제한 건 아니다”라며 “축제는 정해진 예산에 따라 진행해야겠지만 현재 다른 지원사업과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찾아보는 단계”라고 밝혔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