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견종서 발생률 높지만
일반적인 원인 ‘자가면역 질환’
노화처럼 여기기 쉬운 증상들
합병증 없다면 호르몬 보충으로
치료 가능해 ‘정기검진’ 필수적

그렇다면 이러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특정 견종에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는 면역 체계가 갑상선을 잘못 인식하고 공격하여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갑상선의 염증이나 영양학적 환경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소형견보다는 대형견에서 더 흔히 발생하는데 특히 리트리버나 보더콜리 등이 호발 견종으로 암컷보다는 수컷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2세 이하의 어린 강아지에서는 보기 드물며 4~10년령의 개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고 10세 이후의 노령견에서는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칼럼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에 대해 설명하였지만, 이들 증상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관찰할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쉬운 증상들이며 특히 노화와 연관하여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때문에 정작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동물은 삶의 질이 현격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보호자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혈액을 이용한 호르몬 검사를 통해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혈액 내 총 T4(total T4), 자유 T4(free T4)의 수치는 참고치에 비해 떨어지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수치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더불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지방 대사가 저하되어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상승하는 고지혈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증상이 심할 경우 심박수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활동성이 저하되고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다. 소형견의 정상 심박수는 분당 100~160회로 유지되는데 필자가 진료한 케이스 중에는 분당 60회 이하의 심박수를 보이는 환자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무서운 질환이니 만큼 아주 복잡하고 힘든 치료로 생각하기 쉽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심각한 합병증만 없다면 비교적 단순한 치료를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주로 호르몬 보충 치료를 통해 관리하며 가장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합성 갑상선 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이다. 이 치료는 갑상선 호르몬의 부족을 보충하여 개의 신진대사를 정상화하고 증상의 개선을 돕는다. 보통 하루에 1~2회 복용하며 체중과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용량을 찾는 것이 초기 치료의 관건이다.
주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의 용량을 조절하게 된다. 이는 호르몬 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며 특히 초기에는 신체의 적응 과정에 따라 요구되는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변화하게 되므로 호르몬 수치가 안정될 때까지는 1~2개월 간격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치료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대개의 개는 정상적인 활동 수준을 회복하여 명랑해진 표정과 활발한 신체 활동을 보여주게 되며 적절한 식이 조절을 병행하면 정상 체중을 회복할 수 있다. 피부 증상도 빠르게 개선된다. 만약 2차적인 피부 감염증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의 피부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개는 2~3개월 안에 털이 다시 나고 거칠어진 피모가 회복되게 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호르몬 보충제로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 후 개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질환은 만성적이므로 치료를 지속해야 하며 평생동안 호르몬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관리와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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