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으로 별세… 향년 97세

수요집회·나비기금 등 활동

생존자 7명… 평균 95.7세

17일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빈소. 2025.2.17 /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빈소. 2025.2.17 /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길원옥 할머니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전 11시께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는 길 할머니의 친인척, 시민 등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화환도 자리했다.

길 할머니는 전날 오후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유가족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길 할머니의 아들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건강이 좋지 않아 말씀하시는 것도 어려워하셨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건강하셨을 때 어머니가 하셨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달라”고 했다.

17일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길원옥 할머니 빈소. 2025.2.17 /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길원옥 할머니 빈소. 2025.2.17 /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시민들도 길 할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부천에서 온 김모(46)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접한 뒤에 당연히 조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할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길 할머니는 생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활동을 이어왔다.

길 할머니는 지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정의기억연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 집’에서 생활하며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여했다.

2012년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일본 정부로부터 배상을 받으면 세계 전쟁 피해 여성을 돕는 데 쓰겠다며 ‘나비기금’을 제정하기도 했다.

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7명만 남았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40명으로 이 중 233명이 사망했다.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은 95.7세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