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항공정보간행물 표기 변경 요구

“브랜드 가치 영향·위성도시 취급”

정부 “관문공항… 수도 기재 맞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가 인천국제공항 도시명을 ‘서울(SEOUL)’에서 ‘인천(INCHEON)’으로 변경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인천공항이 출발지·도착지일 경우 항공권 등에 안내되는 도시명이 서울이 아닌 인천으로 언급돼야 한다는 게 인천시 입장인데, 국토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에 방문해 항공정보간행물(Aeronautical Information Publication·AIP)에 표기돼 있는 인천공항 도시명을 ‘인천’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도 공문 등으로 국토부에 표기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항공정보간행물은 항공항행에 필수적이고 영구적인 성격의 항공 정보를 수록한 책자 형태의 간행물이다. 공항에 대한 일반정보를 비롯해 항행시설, 업무 또는 절차에 대한 소관 기관의 설명, 비행정보구역, 항공로 현황 등 정보가 수록돼 있다.

현재 항공정보간행물에는 ‘서울/인천국제공항’으로 표기돼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들 항공권의 출발지·도착지나 이·착륙 안내방송 등에 인천공항은 서울로 언급되는 실정이다.

인천공항은 인천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도시명을 서울로 표기하는 건 인천의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천시는 판단하고 있다. 인천은 인구 300만명 이상의 대도시인데 서울 위성도시 취급을 받는 건 옳지 않다는 게 인천시 입장이다.

국토부는 항공정보간행물 국제 규정을 이유로 들며 표기명 변경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공항 명칭 앞에는 해당 공항이 연결하는 대표 도시명을 기재하라고 돼 있으므로, 관문공항으로서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을 기재했다는 논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한민국 관문공항인데 수도인 ‘서울’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것도 오히려 이상하지 않느냐”며 “항공권에 인천만 기재하거나 서울/인천 함께 표기하는 항공사도 있다. 인천시가 요구하는 명칭 변경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김포공항, 김해공항 등 타 지자체의 요구도 발생할 것”이라며 “국토부는 (인천시의 요구에 대해) 공항 명칭 관리 지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 공항이라는 점 등을 들어 국토부에 명칭 변경 당위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과거 인천시 동의 없이 인천공항의 도시명이 확정된 건 부당하다”며 “다만 도시명 변경 절차가 이뤄지기 위해선 국토부 검토·승인이 필수다. 지속해서 명칭 변경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